전면전 경고까지… 이란 “트럼프 핵합의 요구 받느니 차라리 전쟁”
2026-01-3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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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 “어떤 임무든 준비”… 이란도 ‘전면 대응’ 경고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합의 요구를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전쟁을 택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의 친헤즈볼라 성향 매체 알아크바르는 이란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제시한 선택지가 합의와 전쟁뿐이라면 이란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대가가 더 적은 전쟁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식통은 “이란이 언제든 상호 이익을 보장하는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미국은 진정한 협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서명을 강요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합의 내용에 이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와 국방력 제한 그리고 이스라엘에 대한 국가 승인까지 포함돼 있다”며 “이는 균형 잡힌 합의가 아니라 이란의 항복을 뜻한다”고 혹평했다.
◈ 트럼프의 압박, ‘함대’에 이어 국방도 전면 등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을 향한 군사적 압박을 공개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28일(현지시간) 거대한 함대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신속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임무를 완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무력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해당 전력이 과거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고 축출한 작전에 투입됐던 것보다 더 큰 규모라고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여기에 미국 국방부도 한층 직접적인 메시지를 보탰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내각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으로 향하는 대규모 미 군사 자산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요청하자 대통령이 국방부에 기대하는 어떤 임무든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기습 공습과 카리브해 등지에서의 마약 밀매 의심 선박 격침 같은 군사 행동 사례를 거론한 뒤 이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그들은 협상할 모든 선택지를 갖고 있고 핵 능력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특히 이달 초 베네수엘라에서의 미군 기습 군사작전을 예로 들면서 세계 어느 군대도 그 작전을 수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발언이 전 세계 모든 수도에 보내는 메시지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할 때 그는 진지하고 미국이 억지력을 재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란의 반격 메시지, 드론 증강과 ‘전면 대응’ 경고
이란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공개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용감한 군대가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고 있으며 어떠한 침략에도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같은 날 이란군이 총 1000대의 전략 무인기를 전력에 추가했다고 전하며 어떤 공격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부각했다.
이란 지도부 주변에서도 강경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 대통령은 진정한 대화를 원하지 않고 자기 뜻을 타국에 강요하려 한다며 트럼프가 전쟁을 시작할 수는 있어도 전쟁의 결말은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정치 고문 알리 샴카니도 제한적 공격이라는 것은 망상이라며 미국이 어디에서든 어떤 수준에서든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이는 전쟁으로 간주될 것이고 대응은 즉각적이며 전면적이고 전례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 금지를 내세워 협상 테이블 복귀를 요구하면서 군사적 수단까지 거론하자 이란은 미국이 제시한 조건이 사실상 항복 요구에 가깝다고 반발하며 맞대응 수위를 높이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