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불법도박·총기 제조정보 “늑장 차단” 손본다…방미통심의위 서면의결 확대
2026-01-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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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물만 ‘긴급 서면심의’…보이스피싱·자살유발·장기매매 정보까지 포함
신속 차단이 해법은 아니다…남용 막을 투명성·이의제기 장치도 같이 가야

[충남=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SNS와 플랫폼을 타고 마약 거래·불법도박 홍보가 번지고, 온라인 영상이 사제총기 제조법 같은 위험 정보를 전파하는 현실에서 ‘차단의 속도’는 곧 피해 규모를 좌우한다. 실제로 청소년 도박 경험 시기가 초등학교까지 내려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가 하면, 유튜브를 보고 사제총기를 만들었다는 진술이 알려진 강력사건도 있었다. 이런 배경 속에서 국회가 불법정보 심의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 개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천안을)은 지난해 8월 대표 발의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 취지와 맞닿은 대안이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30일 밝혔다고 의원실은 설명했다. 핵심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긴급 차단이 필요한 불법·유해정보를 대면회의가 아니라 서면의결로 처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정부는 제도 개선을 통해 마약·도박 등 불법정보가 접수되면 24시간 이내 심의·시정요구 절차를 마치는 체계를 예고한 바 있다.
국민참여입법센터에 공개된 법안 설명에는 서면의결 대상에 마약류 매매 정보, 도박·사행성 정보,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정보, 자살유발 정보, 장기매매 정보, 해외 저작권 침해 정보, 총포·화약류 제조방법이나 설계도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된다고 적시돼 있다. 그동안 디지털 성범죄물 중심으로 예외가 제한돼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셈이다.
다만 ‘빨리 지우는 것’이 곧 ‘잘 지우는 것’은 아니다. 서면의결이 상시화되면 오판에 따른 과잉차단, 기준의 불명확성, 이의제기 절차의 형식화 같은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해외에서도 24시간 내 삭제 의무 같은 강한 규제를 두되, 처리 과정의 투명성과 사후 구제 장치를 함께 설계하려는 흐름이 이어져 왔다. 국내도 신속 차단과 함께 △차단 사유 공개 범위 확대 △표준화된 통지·이의제기 절차 △사후 재심·외부 감사 △통계 공개를 통한 남용 감시가 제도에 같이 붙어야 한다. 불법정보를 ‘빨리’ 막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정확하게’ 막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이번 개정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