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서울 살래요'…서울 떠나는 발길 '35년 만에 최소'

2026-02-04 09:44

add remove print link

'탈서울' 공식 깨지나…서울 떠나는 발길 줄어
작년 순유출 2만 7천 명, 1990년 이후 최저 수준

고공 행진하는 집값과 가파른 생활비 부담에 밀려 경기도와 인천 등지로 향하던 ‘탈서울’ 흐름이 최근 눈에 띄게 잦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인구 순유출 규모가 3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서울 인구 감소세가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단순 자료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단순 자료 이미지

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인구 순유출은 2만 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로 들어온 전입자보다 서울을 떠난 전출자가 2만 7000명 더 많았다는 의미다. 특히 이 수치는 서울에서 인구 순유출이 본격화한 1990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간 서울은 높은 주거비 부담 등의 영향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를 이어왔다. 한때 연간 순유출 규모가 1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그 폭은 점차 축소되는 흐름을 보였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3만 5000명, 2023년 3만 1000명으로 감소하다가 2024년 4만 5000명으로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다시 2만 명대로 내려오며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서울 내 주택 공급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전국적인 주택 준공 실적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음에도 서울에서는 주택 공급이 오히려 늘어나면서, 인근 경기 지역으로 이동하려던 수요를 서울 내부에서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거주자들이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수도권 외곽으로 이주해야 할 필요성이 과거보다 줄어들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서울을 떠난 인구가 가장 많이 향하는 지역인 경기도 통계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된다. 지난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전출해 순유입된 인구는 4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인천으로도 1만 2000명이 순유입됐지만, 전체적인 유입 폭은 과거와 비교해 크게 위축된 상태다.

특히 경기도 전체의 순유입 규모는 지난해 3만 3000명에 그치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경기도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0만 명대의 인구를 흡수해 왔으나, 2022년 4만 4000명, 2023년 4만 5000명으로 급감했다. 2024년에는 6만 4000명으로 잠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1년 만에 다시 역대 최소 수준으로 내려앉으며 ‘수도권 팽창’ 속도가 조절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인구 구조 측면에서는 2030 세대의 움직임이 서울 인구 유출 폭을 줄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가 발표한 최근 24년간 인구이동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이후 20~30대 젊은 층은 오히려 타 시도에서 서울로 유입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2019년 1만 9000명이 순유입으로 전환된 이후,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을 제외하면 청년층의 서울 유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일자리와 인프라가 집중된 서울의 매력이 청년 세대에게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서울 인구가 완전히 순유입으로 돌아서기에는 여전히 제약 요인이 많다고 분석한다. 서울과 수도권 간 집값 격차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고,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의 인구 이동은 과거처럼 대규모 유출이 반복되기보다는, 주택 공급량과 분양 시장 흐름에 따라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종합하면 서울의 인구 유출 감소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 주택 공급 정책과 인구 구조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단기간에 서울 인구가 다시 순증가로 반전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향후 정부와 지자체의 주택 공급 속도, 전셋값 추이 등이 서울 인구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