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이런 명소가?… 최대 800년 된 세계 최대 규모 ‘천연기념물 숲’
2026-02-0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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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으로 형성된 비자나무 군락지
한 겨울에도 앙상한 모습이 아닌 푸른 녹색빛으로 물든 이색 명소가 있다.

28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밀집해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자나무 숲인 '비자림'이다.
성장이 매우 느려 '천년의 나무'라 불리는 비자나무는 자연적으로 군락지가 형성돼 유지되는 경우가 전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원시림은 여러 종류의 나무가 섞여 자라지만, 비자림은 500~800년생 비자나무가 모여 있는 곳으로 숲의 면적이 약 44만 8165㎡에 달한다.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된 이 숲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유구한 역사를 품고 있다. 예로부터 비자나무는 은은한 향이 나는 목재로 귀하게 대접받았으며, 기름을 짜서 식용과 약용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며 열매 역시 조정으로 보내는 귀한 진상품이었다.
조선시대에는 비자나무와 열매의 채취와 보호, 증식 등이 국법으로 정해지기도 했다. 임금에게 진상하는 비자열매는 마을에서 정결한 처녀를 뽑아 이들에게만 줍도록 했을 정도로 신성시됐다.
제주시 구좌읍에 자리한 '비자림'은 1966년 10월 천연기념물로 최초 지정됐으며, 1993년 8월 19일 제374호로 재지정되며 보호가 강화됐다.

비자림 곳곳에는 '숨골'이라 불리는 지형이 있다. 강이 없는 제주의 지형 특성상 물이 지하로 스며드는 구멍인 '숨골'이 매우 중요한데, 비자림의 울창한 뿌리와 화산송이 층이 천연 필터 역할을 하여 지하수를 정화한다. 비가 내리면 비자림에서 유독 짙은 흙 내음과 숲향이 나는 이유도 이 '숨골'을 통해 공기가 순환되기 때문이다.
숲 안쪽으로 들어가면 두 나무의 줄기가 하나로 합쳐진 '사랑나무(연리목)'를 발견할 수 있다. 보통 가지가 붙는 '연리지'는 종종 발견되지만, 굵은 줄기 자체가 하나로 합쳐지는 '연리목'은 매우 희귀하다. 비자림의 연리목은 부부나 연인들이 변치 않는 사랑을 기원하는 명소로 꼽힌다.

비자림은 A코스(송이길)와 B코스(오찬이길) 두 가지 산책로를 운영한다. A코스는 붉은 송이가 깔린 메인도로로, 약 40~50분 소요되고 길이 평탄해 유모차나 휠체어도 통행할 수 있다. B코스는 A코스에 비해 다소 거칠고 좁은 길이다. 사람 소리가 멀어지고 숲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구간이다.
비자림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마감 시간은 오후 5시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어린이 1500원이다. 다만 6세 이하,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제주도민 및 명예도민 직계존비속 등은 신분증을 지참하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