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비트코인 가격 급락해도 개입하지 않겠다”
2026-02-0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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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은행에 비트코인 추가 매입 지시하지는 않을 것”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시장 급락 시 개입해 가격을 떠받칠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미 재무부가 민간 금융기관에 비트코인 매입을 지시하거나 사실상의 ‘구제금융’을 제공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코인텔레그래프 5일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전날 의회 증언에서 “미국 정부는 자산 몰수 과정에서 확보한 비트코인은 보유하겠지만, 시장 하락 국면에서 민간 은행에 비트코인 추가 매입을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하원 금융 관련 청문회에서 나왔다.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베선트 장관에게 “재무부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산하 기구들이 비트코인을 구제할 권한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은행의 지급준비율 규정을 바꿔 민간 은행들이 비트코인이나 이른바 ‘트럼프 코인’을 더 많이 사들이도록 유도할 계획이 있는지도 질문했다. 트럼프 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관된 밈코인을 지칭한 표현이다.
이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나는 재무부 장관이지만 그런 권한은 없다”며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 의장으로서도 해당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또 미 정부가 보관 중인 압수 비트코인의 가치가 처음 약 5억달러 수준에서 현재는 150억달러를 넘는 규모로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3월 행정명령으로 출범시킨 ‘비트코인 전략 비축’ 정책과 관련한 최근 상황을 보여주는 발언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 행정명령은 일부 비트코인 지지자들로부터 “정부의 역할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 전략 비축을 위해 공개 시장에서 직접 비트코인을 매수할 수 없고, 자산 몰수 사건이나 예산 중립적 방식으로만 추가 확보가 가능하다. 예산 중립적 방식이란 연방 예산에 새로운 지출 항목을 추가하지 않는 방법으로, 석유나 귀금속 같은 기존 보유 자산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방식 등이 포함된다.
이로 인해 정부가 시장에서 직접 비트코인을 사들일 것이라는 기대는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이 점이 비트코인 커뮤니티 일부의 실망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해 8월에도 재무부가 예산 중립적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이전에 했던 발언에서 한발 물러선 입장이었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만약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할 경우 수요를 자극해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고, 다른 국가들 역시 전략 비축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비트코인 지지자인 샘슨 모는 이런 흐름 속에서 “미국이 주저하는 사이 다른 국가들이 먼저 비트코인 비축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의 이번 발언으로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시장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압수 자산으로 확보한 비트코인은 유지하되, 시장 가격을 방어하기 위한 직접 개입에는 나서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