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폭탄 '50년 노포'부터 '미쉐린'까지… 강남 '설렁탕 단골'이 꼽은 취향별 베스트 3
2026-02-1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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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함vs진함vs부드러움, 당신의 입맛을 사로잡을 설렁탕은?
서울에는 설렁탕 하나로 수십 년을 버텨온 식당들이 많다. 그 중 땅값이 비싸고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강남에서 설렁탕이라는 단출한 메뉴로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그만큼 맛이 검증되었다는 뜻이다.

미쉐린 가이드의 선택을 받은 정갈한 곳부터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오래된 식당까지 각자의 매력이 뚜렷하다. 10년 넘게 이 식당들을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외고집 설렁탕, 영동 설렁탕, 이남장 설렁탕의 특징과 장단점을 비교했다.
맑은 국물과 미쉐린의 선택, 외고집 설렁탕

먼저 삼성동에 위치한 '외고집 설렁탕'이다. 이곳은 과거 대치동 학원가 지하에 있을 때부터 유명했는데 지금은 삼성동으로 자리를 옮겨 운영 중이다. 미쉐린 가이드에 여러 번 이름을 올린 만큼 국물이 매우 맑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보통 설렁탕 하면 떠올리는 탁한 국물과 달리 맑은 곰탕에 가까운 투명함을 보여준다. 뜨거운 뚝배기에 넉넉한 고기가 담겨 나오는데 먹다가 국물이 식으면 다시 데워주는 세심한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소면은 기본으로 들어있지만 추가를 하려면 1000원을 더 내야한다. 깔끔한 한 끼를 선호하는 직장인들에게 추천한다.
1976년부터 이어진 신사동의 자부심, 영동 설렁탕

다음은 잠원동과 신사동 경계에 있는 '영동 설렁탕'이다. 이곳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특유의 꼬릿한 육향이 강렬하게 느껴진다. 이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진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신사역 인근에서 술자리를 마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들러 속을 푸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테이블마다 놓인 주전자에서 깍두기 국물을 꺼내 국물에 부어 먹는 방식은 이곳만의 상징이다. 특히 따뜻하게 삶아낸 소면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점심 식사는 물론이고 저녁 시간 수육을 곁들인 술안주 메뉴로도 인기가 매우 높다. 주차장이 넓어 강남에서 차를 가지고 방문하기에 가장 편한 곳이기도 하다.
1974년 명성을 잇는 부드러운 고기 폭탄, 이남장 설렁탕

마지막으로 봉은사역 인근에서 만날 수 있는 '이남장 설렁탕'이다. 이곳은 고기 부위에 비계가 적당히 섞여 있어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다. '특' 설렁탕을 주문하면 가위로 직접 잘라야 할 정도로 거대한 통고기가 나오는데 그 비주얼이 압도적이다. 이곳 역시 소면을 따로 삶아서 내어주며 국물에 말아져 나오는 토렴 방식을 사용한다. 토렴을 원치 않는다면 미리 말하면 된다. 고기 양이 워낙 푸짐하고 든든하다 보니 낮부터 반주를 즐기는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세 곳을 비교하면 취향에 따른 선택지가 명확해진다. 깔끔하고 맑은 국물을 선호하며 조용히 식사하고 싶다면 외고집 설렁탕이 좋다. 깍두기 국물과 파 등 직접 설렁탕을 커스텀해서 먹거나 노포 특유의 진한 향을 즐긴다면 영동 설렁탕이 제격이다. 고기의 부드러운 지방 맛과 푸짐한 양을 중시한다면 이남장을 추천한다.
직접 먹어보며 느낀 점은 세 식당 모두 김치와 깍두기 맛이 국물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는 사실이다.
외고집은 깔끔한 김치, 영동은 시원한 깍두기 국물, 이남장은 달큰한 김치가 입맛을 돋운다. 강남이라는 화려한 도심 속에서 수십 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이 식당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주고 있다. 본인의 입맛이 담백함, 진함, 부드러움 중 어디에 가까운지 확인해 보고 방문한다면 실패 없는 설렁탕 여행이 될 것이다.
※ 댓가를 받지 않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