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1만개 3일 만에 동났다...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전해진 소식
2026-02-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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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목 선수들이 장기간 함께 지내는 환경이 특유의 분위기 조성

영국 가디언과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 보도를 인용해 준비 물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동나 조직위원회가 추가 확보에 나섰다고 14일 전했다.
한 선수는 현지 언론에 “사흘 만에 모두 사라졌다”며 “추가 물량이 들어온다고 들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안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림픽 선수촌에서 콘돔을 무료로 나눠주는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자리 잡은 관행이다. 전 세계에서 모인 젊은 선수들이 일정 기간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만큼, 성병 예방과 성 건강 보호 차원에서 시작된 조치다. 이후 하계와 동계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올림픽에서 콘돔이 제공돼 왔다.
대회 기간 선수촌 분위기에 대한 증언도 여러 차례 나왔다. 미국 수영선수 라이언 록티는 과거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 상당수가 대회 기간 중 연애나 관계를 맺는다”고 말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했던 전 영국 탁구선수 매튜 사이드는 선수촌에 대해 “탈락한 선수들이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흔했다”고 회고했다.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장기간 함께 지내는 환경이 특유의 분위기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각 대회 조직위는 비교적 넉넉한 물량을 준비해 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는 45만 개가 배포됐고, 선수촌뿐 아니라 메인 프레스센터에도 콘돔 자판기가 설치됐다.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에서는 총 30만 개가 준비됐다. 당시 콘돔 포장에는 “사랑의 무대에서도 페어플레이를”, “금메달리스트가 아니어도 착용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화제가 됐다.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선수촌에 비치된 수량은 1만 개였다. 참가 선수는 약 3000명. 1만 명 이상이 출전한 파리 하계올림픽보다는 규모가 작음에도 개막 직후 사흘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서 조직위는 추가 확보에 나섰다.
선수촌 내부 모습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스페인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선수 올리비아 스마트는 복도 선반 위 플라스틱 통에 담긴 콘돔 사진을 게시했다. 노란색 포장지에는 대회 엠블럼이 인쇄돼 있었고, 이미 상당수가 빠져나간 상태였다.
롬바르디아 주지사 아틸리오 폰타나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선수촌에서 콘돔을 제공하는 것은 오래된 올림픽 전통”이라며 “성병 예방 인식을 높이기 위한 공중보건 차원의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낯설게 여기는 시각은 올림픽 관행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조직위는 추가 물량을 준비 중이다. 구체적인 수량과 배포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기장 안의 경쟁 못지않게 선수촌의 일상 역시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반복적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