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남 순천시, 반도체 패권 도전장~"동부권 산업 지형도 다시 그린다"
2026-02-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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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무기로 국가산단 유치 올인... 행정 통합 넘어 '경제 통합' 노림수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 순천시가 지역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승부수를 던졌다. 철강과 화학으로 대변되던 전남 동부권의 산업 생태계를 최첨단 반도체 기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야심 찬 구상이다. 
순천시는 단순한 공단 조성을 넘어, 에너지 자립형 'RE100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광주·전남 행정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순천시는 이번 국가산단 유치가 행정 구역의 결합을 넘어, 실질적인 경제와 산업의 통합을 완성하는 '마스터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땅·물·전기 다 있다"... 준비된 '반도체 최적지' 자신감
순천시가 내세우는 가장 큰 경쟁력은 압도적인 입지 조건이다. 해룡면 일대에 이미 120만 평에 달하는 방대한 산업 용지를 확보해 둔 상태이며, 향후 확장성을 고려해 24만 평의 여유 부지까지 마련해 뒀다. 반도체 기업들이 가장 골머리를 앓는 부지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반도체 공정의 생명줄인 용수와 전력 공급 능력도 탁월하다. 주암댐과 상사댐을 낀 풍부한 수자원은 물론,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풍부한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필수 조건인 'RE100' 달성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평가다.
#광양항·공항 낀 물류 허브... '100만 광역 생활권' 꿈꾼다
기존 산업 인프라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여수와 광양의 국가기간산업을 뒷받침해 온 탄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은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광양항과 여수공항이라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열려 있어 물류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순천시는 산단 유치 성공 시, 광주의 후공정 패키징 기술과 동부권의 팹(Fab) 및 소부장 산업이 결합하는 '초광역 반도체 클러스터'가 구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곧 4만 명의 고용 창출과 15만 명의 인구 유입으로 이어져, 전남 동부권이 인구 100만의 거대 광역 생활권으로 도약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전담 TF 가동하며 총력전...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것"
순천시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 전담팀과 TF를 구성하고 전문가 자문단을 꾸리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기조와 행정 통합의 흐름을 면밀히 분석해 가장 효과적인 유치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이번 국가산단 유치는 단순히 공장 몇 개를 짓는 문제가 아니라, 전남 동부권의 산업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대전환점"이라며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순천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심장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철강과 석유화학의 도시였던 순천이 첨단 반도체 도시로 변모할 수 있을지, 그 대담한 도전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