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나물 무치는 '순서' 이대로만 하면 시간이 분명 확 줄어듭니다
2026-02-1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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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팬에서 완성하는 설날 나물, 순서가 맛의 비결
콩나물·시금치·고사리, 조리 순서 하나로 시간 반으로 줄인다
설날 아침은 어느 집이나 분주하다. 차례상을 차리기 위해 전과 탕, 적을 준비하는 사이 나물 반찬까지 각각 볶고 무치다 보면 시간이 빠듯해진다. 특히 설날 상차림에 빠지지 않는 콩나물, 시금치, 고사리 나물은 기본이면서도 손이 많이 가는 메뉴다. 최근에는 이 세 가지를 한 팬에서 순서대로 볶아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핵심은 재료의 수분 함량과 향, 식감 차이를 이해하고 순서를 지키는 데 있다.
한 팬에 함께 조리할 때는 콩나물, 시금치, 고사리 순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첫 번째로 콩나물을 볶는 이유는 수분이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콩나물은 뚜껑을 덮고 가열하면 자체 수분이 빠르게 배어나온다. 이 수분은 팬 바닥을 촉촉하게 만들어 이후 재료가 눌어붙는 것을 막아준다. 동시에 별도의 물을 추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수분층이 형성된다.

방법은 먼저 팬을 중불로 달군 뒤 식용유를 소량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아 향을 낸다. 이어 씻어 물기를 뺀 콩나물을 넣고 소금을 약간 뿌린 뒤 뚜껑을 덮는다. 2~3분 정도 지나면 콩나물에서 수분이 충분히 나온다. 이때 뚜껑을 열고 센불에서 빠르게 뒤집어 숨을 죽인다. 콩나물은 너무 오래 익히면 질겨지고 비린 향이 올라올 수 있으므로 4~5분 이내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다 익은 콩나물은 팬 한쪽으로 밀어두거나 잠시 덜어낸다.
두 번째는 시금치다. 시금치는 잎채소라 열에 매우 약하다. 콩나물에서 나온 수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바로 투입하면 별도의 데침 과정 없이도 부드럽게 익는다. 다만 시금치는 수분이 빠르게 빠져나오면서 색이 변하기 쉬우므로 강불에서 짧게 볶아야 한다. 팬에 남은 콩나물 수분을 활용해 시금치를 넣고 빠르게 뒤집는다. 소금이나 국간장을 소량 넣어 간을 맞춘 뒤 1~2분 안에 불을 끈다. 너무 오래 가열하면 색이 탁해지고 질감이 무르기 때문에 시간을 엄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금치 역시 한쪽으로 모아둔다.

마지막은 고사리다. 고사리는 이미 삶아 말린 뒤 불려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수분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고 섬유질이 단단하다. 따라서 가장 오래 볶아야 깊은 맛이 난다. 팬에 남아 있는 수분이 부족하다면 물이나 다시마 육수를 약간 추가한다. 고사리를 넣고 중불에서 충분히 볶으며 간장과 다진 마늘, 들기름을 넣어 풍미를 더한다. 5분 이상 볶아야 특유의 질긴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이 순서를 지키는 가장 큰 이유는 향이 섞이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콩나물은 향이 비교적 약하고 깔끔해 다른 재료에 영향을 덜 준다. 시금치는 풋내가 날 수 있으나 조리 시간이 짧아 향이 오래 남지 않는다. 반면 고사리는 특유의 흙내와 들기름 향이 강하다. 고사리를 먼저 볶으면 팬에 향이 배어 이후 재료에 냄새가 옮겨갈 수 있다. 따라서 향이 강한 재료를 마지막에 조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한 팬에서 조리하되 재료를 완전히 섞지 않는 것도 요령이다. 각각을 볶은 뒤 팬 가장자리로 밀어 구역을 나누면 맛이 뒤섞이지 않는다. 마지막에 불을 끄고 각각 따로 덜어내 양념을 추가로 조정하면 개별 나물 맛을 살릴 수 있다.
불 조절도 중요하다. 초반 콩나물은 중불에서 시작해 수분을 확보하고, 시금치는 강불에서 단시간, 고사리는 중불에서 충분히 볶는다. 팬을 한 번만 사용해도 재료 특성에 맞춰 화력을 달리하면 각각의 식감과 향을 유지할 수 있다.

설날 아침 한정된 시간 안에 차례상을 준비해야 한다면 조리 순서를 이해하는 것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콩나물로 수분을 만들고, 시금치로 빠르게 색을 살리고, 고사리로 마무리하는 방식은 시간 절약과 맛 보존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조리법이다. 기본 나물 세 가지를 한 팬에서 완성하는 방법은 분주한 명절 아침을 한결 수월하게 만드는 실용적인 선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