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서 중심으로"~ 전남도, 2026년 대한민국 'AI 심장'으로 뛴다
2026-02-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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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서 중심으로"~ 전남도, 2026년 대한민국 'AI 심장'으로 뛴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대한민국 지도의 남쪽 끝,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가 조용하지만 강력한 반란을 꿈꾼다. 농수산업의 텃밭으로만 여겨지던 이곳이 2026년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AI 수도'라는 파격적인 타이틀을 거머쥐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이미 조 단위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손을 잡으며, 전남은 아시아·태평양 AI 산업의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데이터'라는 새로운 석유, 전남에 솟구치다
지난해 전남이 보여준 행보는 그야말로 '광폭'이었다. 수도권에만 쏠려있던 데이터 인프라의 흐름을 지방으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2조 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와 20MW급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건립 확정은 그 결정타였다.
특히 장성 파인데이터센터의 착공은 '지방 분산' 정책의 상징과도 같다. 전남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장성(200MW), 강진(300MW) 베네포스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연이어 2026년 착공 목표로 밀어붙이고 있다. 오픈AI-SK 글로벌 AI데이터센터와 한전KDN 에너지특화 데이터센터까지 가세하며, 전남은 명실상부한 '데이터 댐'으로 변모 중이다. 전력이 풍부한 신재생에너지의 요충지라는 지리적 이점이 AI 산업과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부터 밥상까지… 'AX(AI 전환)'가 바꿀 미래
전남의 AI 전략은 허공에 뜬 구름 잡기가 아니다.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전남 경제를 떠받치던 주력 산업의 혈관에 AI라는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AX(AI Transformation)'가 핵심이다.
영암 대불산단은 'AI 자율운영조선소'로 탈바꿈하고, 여수와 광양의 산업단지는 지능형 공정으로 고도화된다. 땀 흘려 일하던 현장이 데이터로 움직이는 스마트 팩토리로 진화하는 것이다. 1차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무안에는 1천억 원대가 투입되는 '농업AX 혁신 인프라'가, 고흥에는 'AI 스마트 수산업 지구'가 들어선다. 농부가 하늘을 보며 날씨를 걱정하던 시대에서, 데이터가 최적의 생육 환경을 제어하는 시대로의 전환이다.
#빅테크와 손잡고 '인재' 키운다
하드웨어만 채우는 것이 아니다. 전남도는 소프트웨어, 즉 '사람'에 주목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업하는 '혁신센터'를 구축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해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는 부트캠프를 가동한다. 교육청과 손잡고 AI 마이스터고 지정까지 추진하며, 전남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AI 전문가로 성장해 지역 산업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설계했다.
이는 단순한 일자리 창출을 넘어,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는 '기회의 땅'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노인 돌봄에 AI를 접목한 '디지털 에이징 허브'나 실시간 민원 분석 서비스 등 도민의 삶 깊숙이 파고드는 체감형 정책도 함께 준비 중이다.
#2026년, 'AI 전남'의 진짜 승부가 시작된다
올해 전남도는 'AI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며 중장기 로드맵을 확정 짓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특화지구' 선정까지 노리며 국가 정책의 중심에 서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김기홍 전남도 전략산업국장은 "전남은 이미 핵심 인프라 구축을 통해 AI 산업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제는 산업 현장과 도민의 일상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가장 오래된 산업의 터전에서 가장 첨단인 기술이 꽃피는 역설의 현장. 2026년, 전라남도는 'AI 수도'라는 새 이름표를 달고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지도를 다시 그릴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