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연휴 끝나고 '기침' 나오나요? 감기 아닐 수도 있습니다
2026-02-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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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후 신물과 가슴 통증, 위식도역류질환 신호일 수 있다
명절 음식의 함정, 기름진 조리법이 위산 역류를 부추긴다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설 명절은 풍성한 식탁으로 즐거움을 더하지만, 동시에 위장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 되기도 한다.
평소보다 식사량이 급격히 늘고, 기름진 전과 고기 요리가 이어지며, 밤늦은 술자리와 야식까지 겹치면 식사 리듬이 쉽게 무너진다. 연휴가 끝난 뒤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이나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거꾸로 올라오면서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식도와 위 사이에 위치한 하부 식도 괄약근이 조여 있어 역류를 막는다. 그러나 과식이 반복되거나 기름진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이 괄약근의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특히 명절 음식은 대부분 기름에 굽거나 지지는 조리법이 많아 지방 함량이 높다. 지방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내부 압력을 높여 역류를 쉽게 만든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안쪽이 타는 듯한 속쓰림과 목으로 신물이 넘어오는 느낌이다. 그러나 증상이 항상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명치 부위의 답답함, 목에 이물감이 걸린 듯한 느낌, 음식 삼킴이 어려운 연하 곤란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마른기침이나 쉰 목소리 같은 증상은 감기나 기관지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다.
최영희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명절 이후 특별한 이유 없이 목소리가 쉬거나 마른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반복되거나 약물에 반응이 없으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진단을 위해서는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다른 소화기 질환 여부를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식도 산도 검사나 식도 내압 검사를 시행해 위산 역류 정도와 괄약근 기능을 평가한다. 역류가 장기간 지속되면 식도 궤양이나 출혈, 식도 협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식후 3시간’이다.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데 최소 2~3시간이 걸리므로, 식사 직후 바로 눕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식후에는 가벼운 산책 등으로 몸을 움직여 위 배출을 돕는 것이 좋다.
과식과 야식을 줄이고, 복부를 압박하는 꽉 끼는 옷 대신 편안한 옷을 입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만은 복압을 높여 역류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술과 담배, 커피, 탄산음료는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어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명절 음식은 즐거움의 상징이지만, 무절제한 식습관은 위장에 부담을 준다. 맛있는 음식을 적당히 즐기고 식후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위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연휴 뒤 찾아오는 불편함을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넘기지 말고,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