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고 열리는 '417호 법정'은 前대통령들의 무덤
2026-02-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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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선고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선고받은 곳

검찰총장과 대통령으로 권력의 정점에 섰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를 받는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443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오후 3시부터 417호 형사 대법정에서 선고 기일을 연다.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총 8명이 한꺼번에 선고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내란 혐의로 피고인석에 앉는 세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달 13일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은 야당을 척결해 기능을 정지시키고 입법권을 장악한 뒤 정치 반대 세력 제거를 통한 독재·장기집권을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 명백하다"며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아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법정형 중 최저형이 아닌 형은 사형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에게는 무기징역, 노 전 사령관에게는 징역 30년이 구형됐다. 조 전 청장에게는 징역 20년, 김 전 서울청장에게는 징역 15년이 각각 구형됐다. 
전직 대통령 중 사형을 구형받은 사례는 1996년 전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당시 1심은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 노 전 대통령에게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후 2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으로 감형됐다.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무기징역·무기금고뿐이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을 심리한 형사합의33부는 포고령을 근거로 국헌 문란의 목적성을 인정하며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심리한 형사합의32부도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판단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두 재판부 모두 군·경찰력을 동원해 국회와 선관위를 점거·출입 통제한 행위를 폭동으로 규정했고, 1997년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내란 구성요건을 판단했다. 본류 재판부인 형사합의25부가 같은 판단을 내린다면 윤 전 대통령에게도 중형이 불가피하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다만 실제 인명피해가 발생한 전 전 대통령 사례와 달리 사안의 결과와 피해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이 국가 비상사태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경고성 조치였다는 주장을 재판 내내 되풀이했다. 최후 진술에서도 "대한민국 독립과 국가 계속성, 헌법 수호라는 막중한 책무를 이행하는 대통령으로서 국가 비상사태를 주권자인 국민에게 알리고 이를 극복하는 데 나서 달라 호소하고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강조했다. 위헌·위법 계엄 선포로 인한 국가적 혼란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
선고가 열리는 417호 형사 대법정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선고를 받은 '역사적 법정'으로 불린다. 방청석 150석, 천장 3층 높이의 전국 최대 규모 형사법정이다. 1996년 전·노 두 전직 대통령도 이 법정에서 내란 사건 1심 선고를 받았다. 이날 선고는 법원이 자체 촬영한 영상을 방송사가 실시간 송출하는 방식으로 생중계된다. 대규모 집회가 예상되면서 서울법원종합청사 정문과 북문은 전면 통제되고 동문 출입만 허용된다.
1심 선고에 이르기까지 재판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헌재 파면 결정 열흘 뒤인 지난해 4월 14일 공판이 시작돼 지난달 13일 결심까지 43차례 열렸고, 61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병합 전 군·경찰 수뇌부 재판까지 합치면 약 160여 명의 증인이 법정에 섰다.
가장 큰 논란은 지난해 3월 재판부의 구속취소 결정이었다. 재판부가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 기소가 구속기간 만료 후 이뤄졌다고 판단한 것인데, 법조계 안팎에서 통상 관행을 벗어난 결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지귀연 부장판사의 유흥주점 접대 의혹을 제기했고, 대법원 조사 결과 룸살롱이 아닌 라이브 시설을 갖춘 술집에서 술 한두 잔을 마시고 먼저 자리를 뜬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직무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심의 결과를 내놨으나, 의혹은 공수처 수사로 이어져 지 부장판사가 압수수색을 받기에 이르렀다. 구속취소 결정은 오는 23일 출범하는 내란전담재판부 논의의 도화선 중 하나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재구속된 뒤 16차례 연속 불출석하다가, 10월 30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한 공판부터 다시 법정에 나왔다. 막판에는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이 증거조사에만 8시간을 허비해 결심 기일이 나흘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법조계에서는 '법정 필리버스터'라는 비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