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 차례상에 올렸던 나물... 처치 곤란하다면 일단 튀겨보세요
2026-02-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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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후 남은 나물로 전과 튀김을 만든다면?

지글지글 기름 두른 팬 위에서 노릇하게 익어가는 전 한 장. 명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 중 하나다. 그런데 명절 후 남은 나물로 전을 부친다면? 의아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나물전은 명절 음식 재활용 레시피 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완성도가 높다. 이미 양념이 된 나물이 반죽 속에서 풍미를 더하고, 식감까지 살아 있어 처음부터 만든 전 못지않은 맛을 낸다.
나물전의 핵심은 재료 손질이다. 고사리나 도라지처럼 길이가 있는 나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썰어야 반죽과 잘 어우러진다. 시금치나 숙주처럼 부드러운 나물은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너무 길면 전을 뒤집을 때 흩어질 수 있으므로 적당히 잘라주는 것이 좋다.
나물의 수분도 미리 제거해야 한다. 수분이 많으면 반죽이 묽어져 전이 잘 익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명절 나물은 보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분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리 전 손으로 꼭 짜거나 키친타월 위에 잠시 올려두어 여분의 물기를 충분히 빼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반죽은 시판 부침가루를 활용하면 간편하다. 부침가루에 물을 넣어 적당한 농도로 개고, 준비한 나물을 넣어 고루 섞는다. 이때 반죽의 농도는 숟가락으로 떴을 때 천천히 흘러내리는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묽으면 바삭함이 부족하고 너무 되직하면 나물이 겉돌아 맛의 균형이 무너진다. 일반 부침가루 대신 쌀가루를 일부 섞으면 전이 더욱 바삭하게 구워지고, 식어도 눅눅해지는 속도가 느려져 도시락이나 보관용으로 적합하다. 취향에 따라 달걀 한 개를 풀어 넣으면 고소함이 배가되고 전이 더 탱탱하게 구워진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불에서 반죽을 한 국자씩 올려 앞뒤로 노릇하게 지진다. 나물 자체에 이미 참기름과 마늘 향이 배어 있어 전을 굽는 과정에서 고소하고 구수한 냄새가 집 안 가득 퍼진다.
불 조절이 중요하다. 처음엔 중불로 시작해 겉이 어느 정도 익으면 약불로 줄여 속까지 천천히 익히는 것이 바삭하고 촉촉한 전을 만드는 비결이다. 기름을 너무 적게 두르면 전이 팬에 달라붙고, 너무 많으면 기름기가 과해지므로 팬 바닥이 얇게 덮일 정도의 양이 적당하다. 전을 뒤집을 때는 한 번만 뒤집는 것이 원칙이다. 자주 뒤집으면 전이 부서지고 속까지 고르게 익지 않는다.
청양고추나 홍고추를 잘게 썰어 넣으면 시각적으로 화사해지고 칼칼한 맛도 살아난다. 두부를 으깨어 반죽에 섞으면 전이 더욱 부드러우면서도 포만감이 높아져 아이들 간식이나 어르신 반찬으로도 제격이다.
고사리나 도라지는 튀김 형태로 응용하는 것도 좋다. 나물에 튀김가루를 고루 입히고 160~170도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내면 아이들도 즐겨 먹는 간식이 탄생한다. 튀김은 전보다 바삭한 식감이 강하고, 명절 나물 특유의 향이 튀김옷 속에 가둬져 한층 진한 풍미를 낸다. 튀긴 직후 키친타월 위에 잠시 올려 여분의 기름을 제거하면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튀김가루 반죽에 맥주를 조금 섞으면 탄산 덕분에 튀김옷이 한층 가볍고 바삭하게 완성된다는 것도 알아두면 유용한 팁이다.
나물전을 맛있게 먹는 방법도 빼놓을 수 없다. 간장에 식초와 고춧가루를 조금 섞어 만든 초간장이 기본이다. 막걸리나 동동주와 함께 내면 명절 분위기가 연장되는 느낌을 준다.
전은 갓 구워 뜨거울 때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식으면 전자레인지보다는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다시 한번 살짝 구워내면 바삭함을 어느 정도 살릴 수 있다. 남은 나물이 조금씩 여러 종류라면 종류별로 나눠 부치거나 한데 섞어 모둠 나물전으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