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수사하던 경찰, 돌연 퇴직 후 '박나래 변호' 로펌 재취업
2026-02-1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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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형사과장, 박나래 사건 수사 후 변호 로펌 입사...이해충돌 논란
퇴직 경찰의 로펌행 3배 증가, 수사권 조정 이후 급증 추세
방송인 박나래(41)를 수사해 온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과장이 퇴직 직후 박나래의 법률 대리인이 속한 대형 로펌에 합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강남서 형사과장을 맡아온 A씨는 지난달 퇴직 후 이달 초 박나래 변호를 맡은 대형 로펌에 합류했다. 해당 로펌은 '국내 5대 메이저 로펌'으로 꼽히는 법무법인 광장으로, 착수금 총액만 4억~5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서 형사과는 작년 12월부터 박나래의 전 매니저들에 대한 갑질과 불법 의료행위 의혹을 수사해 온 부서다. A씨는 해당 수사의 보고 라인에 있던 책임자였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 내용과 방향을 보고받던 책임자가 퇴직 후 피의자를 대리하는 로펌 소속이 됐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공직자는 근무 부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경우 사전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공직자가 법무법인에 취업하는 경우는 심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예외 조항도 존재한다.
A씨는 언론에 "(형사과장 시절 박나래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수사 지휘는 하지 않았고, 로펌에 옮긴 뒤에도 해당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당 로펌 관계자도 "박씨 사건이 강남서에 접수되기 9일 전 이미 A씨가 면접을 보고 입사가 결정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강남서 측 역시 사실 관계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근 경찰 전관의 로펌행은 급증하는 추세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된 이후, 법무법인들이 경찰 출신 인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취업 심사 자료에 따르면 로펌 취업을 신청한 퇴직 경찰은 2020년 10명에서 2025년 36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한편 박나래는 이번 사태와 맞물려 소환 조사 일정을 미룬 상태다. 당초 지난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강남서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 우려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출석 연기를 요청했다. 경찰은 설 연휴 이후 박나래를 의료법 위반·특수상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박나래 관련 수사는 강남서 6건, 용산서 2건 등 현재 총 8건이 접수된 상태다.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를 특수상해·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박나래 측은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업무상 횡령 혐의로 맞고소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경찰은 의사 면허가 없는 주사이모에게도 병원 외 장소에서 수액 주사와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을 받았다는 불법 의료 행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