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받고 간 잘라낸 70대, 뒤늦게 '오진'으로 밝혀졌다

2026-02-1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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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검사만으로 진단된 담낭암, 수술 후 만성염증으로 판명

담석 치료를 위해 대학병원을 찾은 70대 환자가 담낭암으로 오진돼 장기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최종 조직검사에서 암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환자 측은 “확정적 진단을 믿고 수술을 결정했는데,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수술을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19일 연합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A(76)씨는 지난해 경남 김해의 한 병원에서 담석 진단을 받은 뒤 정밀 검사를 위해 같은 해 9월 초 양산부산대병원을 찾았다. 당시 의료진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를 근거로 “염증이 발견돼 담낭암이 의심된다”고 설명했고, 이후 추가 정밀검사 끝에 ‘담낭암 확진’이라는 통보를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담낭암은 조기 발견이 쉽지 않고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영상검사에서 암이 강하게 의심될 경우 비교적 적극적인 수술을 권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A씨 역시 의료진 설명을 듣고 수술을 결정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일 담낭과 간 일부를 절제하는 ‘확대 담낭 절제술’을 받았다. 확대 담낭 절제술은 암이 담낭을 넘어 주변 조직으로 퍼졌을 가능성을 고려해 간 일부까지 함께 절제하는 수술이다. 수술 범위가 넓어 회복 기간이 길고, 고령 환자의 경우 신체적 부담도 상당하다.

그러나 문제는 수술 이후 약 일주일 뒤 나온 최종 병리 결과에서 드러났다. 절제한 조직을 현미경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암세포는 발견되지 않았고 ‘만성 담낭염’으로 확인됐다. 수술 진단서의 최종 진단명 역시 만성 담낭염으로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의료진이 애초 ‘암 의심’이 아닌 ‘암’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암이라고 확정적으로 말했기 때문에 가족과 상의 끝에 수술을 결심했다”며 “그런데 암이 아니었다면 왜 그렇게까지 절제해야 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술 후유증도 남았다고 한다. A씨는 “예전보다 숨이 차고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며 “고령인 만큼 회복도 더디다”고 호소했다. 간 일부 절제는 신체 기능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쟁점은 장기 기증 동의다. A씨는 수술 전 의료진 설명에 따라 ‘연구에 활용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했고, 절제된 장기는 병원에 기증된 상태다. 그는 “암 환자의 조직이라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동의했지만, 암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기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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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서는 담낭암이 영상검사만으로 확정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있으며, 수술 후 병리검사에서 최종 진단이 뒤바뀌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고 설명한다. 다만 환자에게 어느 수준까지 위험성과 불확실성을 설명했는지, ‘의심’과 ‘확진’ 표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가 분쟁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A씨는 현재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하고,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의료사고 여부와 과실 책임, 손해배상 범위 등을 전문적으로 판단하는 기관이다.

병원 측은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절차가 진행되면 그 결과에 따라 적절히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진단 과정과 설명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번 사례는 의료 현장에서의 진단 불확실성과 환자 설명 의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수술 결정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의료진의 충분하고도 신중한 설명이 필수적이다.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신뢰가 흔들릴 때 그 부담은 고스란히 개인에게 돌아간다. 향후 조정 절차를 통해 책임 소재와 보상 범위가 어떻게 판단될지 주목된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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