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만 2만명 몰렸다…요즘 SNS에서 대세라는 ‘국내 여행지’
2026-02-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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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2만1046명 방문…전년 대비 80%↑
SNS 타고 ‘바다마을 감성’ 입소문
설 연휴를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차여행 열풍을 타고 강원 동해시 묵호권 관광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요즘 강원 동해시 묵호는 SNS에서 ‘바다마을 감성’ 여행지로 자주 소환된다. 묵호 바다를 내려다보는 풍경과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들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한때 조용하던 항구 동네가 젊은 여행자들의 레이더에 다시 들어온 분위기다.
여기에 KTX를 타고 묵호역까지 한 번에 닿을 수 있다는 점도 힘을 보탠다. 이동 시간이 짧아지면서 당일치기나 1박2일로 가볍게 다녀오기 좋다는 인식이 퍼졌고, ‘차 없이도 가능한 동해 여행지’로 묵호가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 설 연휴 방문객 80%↑…KTX·SNS 타고 더 가까워진 묵호
이런 관심은 지난 설 연휴 방문객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20일 동해시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14~18일) 묵호권 주요 유료 관광지 방문객은 2만 1046명으로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1만 1688명)보다 80.1% 증가했다.
관광지별로는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1만 793명으로 전년 대비 165.8% 늘며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황금박쥐동굴(4093명·47.3%), 무릉계곡(3896명·29.5%), 망상리조트(2264명·22.8%)도 나란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교통 여건 개선도 방문객 증가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강원본부 통계에 따르면 묵호역 KTX 이용객은 지난해 12월 약 2만 명 수준에서 올해 1월 5만 명대로 크게 늘었다. 수도권에서 이동 시간이 단축되면서 당일치기나 1박2일 일정으로 묵호를 찾는 수요가 자연스럽게 확대된 흐름이다.
여기에 묵호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경관과 각종 체험 시설이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며 ‘가보고 싶은 바다마을’ 이미지가 형성된 점도 방문객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동해선 고속철도화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묵호권 여행이 더 ‘가까운 동해’가 될 가능성도 커졌다. 전 구간 고속철도 운행이 현실화되면 수도권뿐 아니라 영남권에서도 이동 부담이 줄어, 주말이나 짧은 일정으로 바다를 보러 오는 여행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해시는 이런 흐름에 맞춰 현장 안전관리와 관광 서비스 품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설 연휴 기간에는 관광시설 현장관리와 비상 대응체계를 운영해 방문객이 몰린 상황에서도 안전사고 없이 운영을 마쳤다고 밝혔다.
임정규 동해시 문화관광국장은 “묵호권 관광콘텐츠의 체험성과 해안 경관 매력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며 방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KTX 접근성과 연계한 관광 마케팅과 시설 관리 강화를 통해 체류형 관광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 바다와 골목을 잇는 묵호 감성 여행 코스
날이 풀리며 바다 산책하기 좋아진 지금, 묵호에서 꼭 들러볼 만한 여행 코스도 소개한다.
묵호권을 찾았다면 항구와 골목, 전망대가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는 코스가 제격이다. 서울에서 KTX로 약 2시간 30분이면 닿는 묵호는 도심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작은 항구 도시로 주요 관광지가 도보 30분 이내에 모여 있어 차량 없이도 여행이 가능하다. 이른바 ‘뚜벅이 여행지’로 입소문이 난 이유다.

가장 먼저 발길이 향하는 곳은 묵호등대 아래 자리한 논골담길이다. 묵호항이 번성하던 시절 항구 사람들의 삶이 스며 있던 언덕 골목으로, 비탈진 길을 따라 논골1길·2길·3길과 등대오름길이 이어진다. 담장마다 벽화와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골목의 분위기를 살리고, 골목 끝 전망대에 서면 푸른 동해가 한눈에 펼쳐진다.
이 골목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영화 ‘봄날은 간다’의 흔적이 겹쳐져 있기 때문이다. 배우 유지태(상우)와 이영애(은수)가 출연한 작품에서 묵호의 바다와 오래된 동네 풍경은 인물들의 감정을 비추는 배경으로 등장했고, 특히 “라면 먹을래요?”라는 명대사가 탄생한 장면이 촬영된 곳으로 알려지며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 영화 속 분위기를 기억하는 이들은 당시 장면과 비슷한 구도를 찾아 사진을 남기고 촬영지로 거론되는 삼본아파트 일대 역시 인증 코스로 자리 잡았다.


논골담길에서 골목 산책을 마쳤다면, 가까운 거리에서 바로 이어지는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로 발길을 옮겨보는 것도 좋다. 묵호등대 일대와 맞닿아 있어 ‘언덕 골목 감성’에서 ‘바다 위 체험’으로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주는 코스다. 해발 59m 높이에 설치된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고, 스카이 사이클과 자이언트 슬라이드 등 체험 시설도 갖춰져 가족 단위는 물론 젊은 여행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학생 2000원이다.
묵호의 매력은 골목과 시장, 카페거리로 이어진다. 동쪽바다중앙시장과 묵호항 수산시장에서는 갓 잡은 해산물을 맛볼 수 있고, 해안 카페거리에서는 통유리 너머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조금 더 한적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어달해변으로 이동해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최근에는 동해문화관광재단이 운영하는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프로그램도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묵호역을 출발해 시장과 골목, 논골담길, 문화팩토리 덕장을 잇는 도보 코스로 지역의 이야기를 따라 걸으며 묵호의 일상과 풍경을 체험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