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셔츠 목 부위가 누래졌다면... 당장 1000원만 들고 다이소로 가보세요
2026-02-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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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더워지고 길어지는 여름... 흰색 티셔츠 세탁하는 법

장롱 안 흰 셔츠를 꺼내보면 목 부분만 유독 누렇게 변해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이 문제가 유독 심각하게 느껴진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폭염일수가 20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기온뿐 아니라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흰 옷의 황변이 더 심해지고 더 빨리 찾아오는 환경이 됐다. 이때 옷 전체를 과탄산소다에 담그거나 락스를 희석한 물에 퐁당 빠뜨리는 방식을 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부분 얼룩 하나 때문에 옷 전체를 강한 약품에 노출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는 한 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이소나 편의점에서 1000원이면 살 수 있는 에탄올을 이용해 해당 부위만 집중 처리하는 방식이 화학적으로 타당하다는 근거가 있다.
흰 옷이 누렇게 변하는 원인부터 짚어보자. 땀 자체는 대부분 수분이지만 지방산·단백질·전해질·세균 대사 산물이 섞여 있다. 땀은 물이 98%를 차지하지만 질소화합물, 요소, 염소, 나트륨, 칼륨, 젖산 등 다양한 복합 성분이 섞여 있어 악취와 함께 흰 옷을 누렇게 만든다. 여기에 데오도란트나 방취제에 들어 있는 알루미늄·지르코늄 성분이 더해지면 섬유에 달라붙고, 시간이 지날수록 산화되면서 노랗게 변색된다. 목이나 겨드랑이처럼 피부와 직접 닿아 마찰이 반복되는 부위에 기름기가 집중적으로 쌓이는 이유다. 한국처럼 고온다습한 여름이 길수록 땀에 젖은 옷을 그냥 방치하거나 제대로 세탁하지 않으면 옷에 배어 있는 땀과 피지 등 노폐물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색을 일으킨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기름 성분이다.
에탄올이 이 기름때 제거에 효과적인 이유는 분자 구조에 있다. 에탄올은 수용성(물에 녹는 성질)과 유용성(기름을 녹이는 성질)을 동시에 띠는 용매다. 분자 한쪽 끝은 물과 결합하고, 반대쪽 끝은 기름 성분과 결합하는 구조여서 기름때를 섬유에서 떼어낸 뒤 물과 함께 헹궈 내보낼 수 있다. 드라이클리닝이 기름때 제거에 효과적인 원리도 동일하다. 유기용매로 기름 성분을 녹여내는 방식인데, 에탄올이 가정에서 그 역할을 일부 대신한다. 미국 조지아대학교 익스텐션 섬유학과 자료에 따르면 에탄올이나 이소프로필 알코올 같은 알코올 계열 용매는 기름·잉크·수액 같은 비극성 오염물을 효과적으로 용해해 섬유에서 분리한다. 에탄올은 물과 완전히 섞이기 때문에 세탁 과정에서 잔류물 없이 헹궈 나간다는 점도 장점이다. 실제로 국내 한 생활정보 매체에서도 세탁 후에 남아 있는 땀 얼룩은 더운 물에 소주(에탄올 성분)를 조금 넣어 가볍게 두드려주면 잘 빠진다고 소개하는데, 이 역시 에탄올의 기름 용해 원리를 활용한 방법이다. 
여기에 주방세제를 더하면 두 성분이 서로 다른 메커니즘으로 보완 작용을 한다. 주방세제의 핵심 성분인 계면활성제는 한쪽 끝은 물을 좋아하고(친수성), 반대쪽 끝은 기름을 좋아하는(소수성) 분자 구조를 갖는다. 물에 들어가면 소수성 꼬리가 기름 성분을 둘러싸고, 친수성 머리가 물 쪽을 향해 '미셀(micelle)'이라는 구형 구조를 이룬다. 이 미셀 안에 기름 오염물이 갇히면서 헹굼 물과 함께 빠져나가는 것이다. 요약하면 에탄올이 먼저 기름기를 용해해 섬유에서 분리하고, 주방세제의 계면활성제가 그 성분을 미셀로 포집해 최종 제거하는 구조다.
사용법은 단순하다. 노란 목 부분에 에탄올을 뿌리고 주방세제를 소량 바른 뒤 손가락으로 눌러가며 20~30분간 그대로 둔다. 이후 손세탁하거나 세탁기에 넣으면 된다. 핵심은 해당 부위에만 집중 처리하는 것이다. 옷 전체를 표백하면 소재에 따라 섬유 코팅이 손상되거나 색이 바랄 수 있다. 특히 여름옷은 자주 세탁하는 데다 땀에 쉽게 변색돼 한철만 입고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표백 대신 부위별 집중 처리가 옷의 수명을 더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존에 많이 쓰이는 과탄산소다와 치약의 경우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과탄산소다(산소계 표백제)는 물에 녹으면 활성 산소를 방출해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산화 표백 방식으로 작동한다. 염소계 락스보다 섬유 손상이 적고 색상 안전성이 높아 쓸모 있는 세탁 보조제인 것은 맞는다. 다만 경수 환경에서는 탄산소다 성분이 칼슘·마그네슘 이온과 결합해 옷에 하얀 가루 형태의 잔류물을 남길 수 있고, 실크나 울 소재에는 사용이 금지된다. 치약은 안에 포함된 연마제 성분이 섬유 코팅층을 긁어 오히려 때가 더 잘 달라붙는 환경을 만들 수 있어 세탁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탄올은 아세테이트·레이온·울·실크 등 섬세한 소재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색깔 있는 옷이라면 눈에 띄지 않는 부분에 먼저 테스트한 뒤 적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국의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땀 흘린 옷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피부 노폐물이 옷 섬유에 깊이 배어들고 공기와 산화 반응을 일으켜 옷이 누렇게 변하기 때문에 입고 난 뒤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이 방법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오래된 묵은 얼룩은 전문 세탁소에 맡기는 것이 옷의 수명을 지키는 현실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