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생활 20년 만에 이런 대장 용종은 처음"

2026-02-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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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게시물 계기로 검진... 용종 12개 중 7개가 암 직전 상태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하나가 수많은 네티즌들을 대장내시경 검사실로 이끌 판이다.

국내 대형 생활 커뮤니티 사이트 82쿡에 한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오랫동안 방치한 치질을 수술하기 전 처음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 용종 12개가 발견됐고 그 중 7개가 1, 2개월 안에 암으로 발전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내용이었다.

글쓴이는 "채식주의자에 가까워서 상상도 못 했고, 나는 그럴 일 없다고 생각하며 지냈을 것"이라며 "이전에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분의 글을 보지 못했다면 계속 방치했을 것"이라고 했다.

수술 전 검사를 권유한 의사는 "의사 생활 20년 만에 이런 다발성 용종은 처음"이라며 "운이 너무 좋았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댓글에는 "이참에 나도 해야겠다"는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한 이용자는 "저도 며칠 전 대장내시경을 하며 용종 2개를 제거했다. 50대 후반인데 용종 제거는 처음이라 좀 놀랐다. 대장내시경을 한 지 4, 5년 된 분들은 올해 꼭 받아보시길 권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거의 채식만 하는 식습관을 갖고 있는데 5년마다 하는 정기 검사에서 모양이 좋지 않은 선종이 두 개 나와서 크게 놀랐다"라며 식습관이 안전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오는 사람은 계속 나오는 것 같다. 저도 아는 사람도 몇 년에 한 번씩 나온다. 그래서 2년마다 괴롭지만 받고 있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댓글은 "제가 대장암에 걸려서 여러 사람을 살렸다. 제 암 발병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선종을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게시물이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단순한 개인 경험담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장암은 현재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남녀 전체 암 발생 순위에서 대장암은 갑상선암, 폐암에 이어 3위다. 국가암정보센터 집계 기준 대장암 유병자 수는 32만 60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남성의 경우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 대장암이다.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생률은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의 80% 이상은 '선종성 용종'이라는 단계를 거쳐 발생한다. 용종은 대장 점막에서 자라나는 혹으로, 모든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선종성 용종의 경우에도 실제 암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5~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단 선종이 생기면 세포 분화의 경과에 따라 저도 이형성 선종에서 고도 이형성 선종을 거쳐 암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밟는다. 0.5cm 이하의 용종이 1cm 크기로 자라는 데 통상 2~3년, 1cm 이상의 용종이 암으로 진행하는 데 다시 2~5년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즉 조기에 발견해 제거하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채식 위주의 식습관에도 불구하고 다발성 용종이 발견된 글쓴이 상황은 많은 사람에게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대장암 발생에는 식습관 외에도 유전적 요인, 비만, 음주, 흡연, 연령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 대장암의 약 15~20%는 유전적 소인과 관련이 있다.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을 경우 발병 위험이 3, 4배, 형제간에는 최대 7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육류 위주의 식습관이 위험 요인으로 꼽히지만 채식을 한다고 해서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대장암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 뚜렷한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혈변, 배변 습관의 변화, 복통,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증상이 없을 때 정기 검진을 통해 선제적으로 용종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50세 이상이면 증상이 없더라도 5년마다 대장내시경 직접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용종을 제거한 경우에는 연령과 관계없이 고위험군은 3년, 저위험군은 5년 후 추적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가족 중 60세 미만에 대장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나이보다 10년 앞당기거나 40세부터 검사를 시작하도록 권고한다.

대장내시경 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검진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시경을 통해 용종을 발견하는 즉시 제거할 수 있어 암 발생 자체를 차단하는 효과를 가진다. 조기 발견된 대장암은 내시경 절제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점막층에 국한된 초기 대장암의 경우 림프절 전이 없이 원발 병소에만 암세포가 머물러 있어 내시경 절제로 완치에 이를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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