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부터 이더리움·솔라나·리플까지 죄다... 코인이 현재 급락 중인 이유
2026-02-24 15:09
add remove print link
AI 관련주 둘러싼 불안 심리, 위험자산 전반으로 확산

인공지능(AI) 관련주를 둘러싼 불안 심리가 위험자산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주요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가 일제히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이 6만2000달러대에 갇힌 가운데, 이더리움·솔라나·엑스알피(XRP) 등 주요 알트코인은 주간 기준 두 자릿수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하며 비트코인 대비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6만29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하루 기준 2.1%, 최근 일주일 기준 7.5% 하락했다. 지난 5일 급락 이후 형성된 6만~7만달러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가격 움직임이 ‘명확한 붕괴도, 강한 반등도 없는 소모적 하락(grinding decline)’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급격한 청산(롱 스퀴즈)이나 패닉성 매도가 나타나지 않는 대신, 매수세가 얇아진 상태에서 점진적으로 가격이 밀리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알트코인은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더리움(ETH)은 1829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7일 기준 8% 하락했다. XRP는 같은 기간 10.8% 떨어졌고, 솔라나(SOL)는 11.3% 급락했다. 도지코인(DOGE) 역시 약 10% 가까이 밀렸다. 대형 알트코인 전반에서 비트코인 대비 상대적 약세가 뚜렷해지면서 위험 선호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알트코인 매도 압력이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보유자들이 적극적으로 물량을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이를 받아줄 신규 매수세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대형 시가총액 자산을 제외하면 유동성이 빠르게 마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같은 구조적 매도는 통상적인 급락장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규모 청산 캔들이 발생하며 단기간에 가격이 급락하는 경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기 쉽지만, 현재처럼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매도 압력이 이어질 경우 모멘텀 트레이더가 진입하기 어렵고 반등 동력도 약해진다는 설명이다. 시장은 ‘느린 출혈(slow bleed)’ 국면에 가깝다는 평가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경고음이 나온다. FxPro의 수석 시장 분석가 알렉스 쿠프치케비치는 이메일 논평에서 “최근 비트코인의 반등 시도는 추세 전환이라기보다 박스권 내 조정과 통합(consolidation)에 가깝다”고 밝혔다. 그는 일간 차트에서 약세 페넌트 패턴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7만달러를 명확히 돌파해야 해당 패턴이 무효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6만~7만달러 구간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 가격대는 2021년 강세장 당시 장기간 상단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구간으로, 이후 돌파에 성공하며 사상 최고가 랠리로 이어진 바 있다. 현재는 반대로 해당 구간이 장기 투자자의 분할 매수와 단기 보유자의 손절 매도가 충돌하는 ‘전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시 환경 역시 암호화폐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씨트리니 리서치(Citrini Research)는 ‘AI 공포 트레이드(AI scare trade)’가 형성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공지능 확산이 물류·결제·소프트웨어 등 광범위한 산업에 구조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AI 수혜주와 피해주를 재분류하는 과정에서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으며, 이는 위험자산 전반의 유동성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직접적으로 AI 산업과 연결돼 있지 않더라도, 동일한 위험 자본 풀(risk capital pool)에 속해 있다는 점에서 영향을 받는다. 유동성 축소와 포지션 축소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디지털 자산 역시 매도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
비트코인은 현재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48%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한 2021년 정점이었던 6만9000달러와 비교해도 약 5.5% 낮다. 이 가격대를 장기간 회복하지 못하고 횡보할 경우 기술적 관점에서 점차 약세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뚜렷한 촉매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현 구간은 바닥을 다지는 기초 구간(base)라기보다는, 방향성을 결정할 계기를 기다리는 ‘대기 구간(holding pattern)’에 가깝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6만달러 하단 이탈 여부와 7만달러 상단 돌파 여부가 중기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결국 AI 관련 거시 불안, 알트코인 구조적 매도, 박스권 장기화라는 세 가지 요인이 겹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점진적 하락 압력 속에 놓여 있다. 뚜렷한 반등 신호가 부재한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박스권 상단 회복 여부가 약세 전환을 되돌릴 수 있는 분수령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