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당뇨·비만 치료제, 드물게 시력저하 위험↑”
2026-02-2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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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하 약학대 교수 연구팀, 혈당 크게 떨어질수록 위험 더 높아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GLP-1 계열 약물이 일부 환자에서 시신경 혈류 장애로 인한 시력 저하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남대학교 약학대학 노윤하 교수 연구팀은 캐나다 맥길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영국의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GLP-1 계열 치료제를 새로 시작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비동맥염성 전방허혈시신경병증(NAION)’ 발생 위험이 비교 약물군보다 높게 관찰됐다고 밝혔다.
NAION은 눈과 뇌를 연결하는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갑자기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통증 없이 한쪽 눈 시야가 흐려지거나 일부가 가려지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GLP-1 계열 치료제를 처음 처방받은 약 10만 6천 명과, 다른 당뇨병 치료제(DPP-4 억제제)를 처음 처방받은 약 41만 6천 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치료 시작 후 1년 이내 NAION 발생 위험은 GLP-1 치료제 사용군에서 비교군 대비 약 2.6배 높았다(위험비 2.56, 95% 신뢰구간 1.44-4.86).
다만 실제 발생률은 GLP-1 계열 약물 사용군에서 인구 10만 명 중 약 18명, 비교 약물군에서는 10만 명 중 약 7명 수준으로 확인되었다. 위험 증가는 주로 치료 초기에 더 집중되었으며(치료 시작 후 첫 6개월 이내), 장기 추적(2~3년 이후) 시에는 두 군 간 차이가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위험이 장기간 지속된다기보다, 치료 초기 단계에서 집중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혈당이 급격하게 감소한 환자에서 NAION 위험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화혈색소(HbA1c)가 1% 또는 2% 이상 크게 감소한 환자군에서 NAION 위험이 더 높게 관찰됐다. 이는 혈당 급감이 시신경 혈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전적 가설과도 부합하는 결과이다.
GLP-1 계열 치료제는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약물이지만, 혈당이 단기간에 빠르게 개선될 경우, 전신 혈압이나 미세혈관 혈류 조절이 일시적으로 변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구조적으로 취약한 시신경 부위에서 일시적인 혈류 부족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으며, 과거에도 치료 초기 혈당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일부 미세혈관 합병증이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GLP-1 약물이 직접 시신경을 손상시킨다는 의미라기보다, 급격한 대사 변화가 시신경 혈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GLP-1 계열 치료제의 사용을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당 약물은 혈당 조절뿐 아니라 체중 감소 및 심혈관 보호 효과 등 여러 임상적 이점을 가진 약물로, 전 세계적으로 치료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연구진은 “NAION의 위험 자체는 매우 드문 수준이지만, 치료 초기에는 시야 흐림이나 시야 결손 등 시각 이상 증상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본 연구는 미국당뇨병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공식 학술지이자, 내분비 분야 권위지인 Diabetes Care (Impact Factor 16.6, JCR 상위 2.8%)에 2월 17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재원을 기반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