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방선거, 정책의 품격 겨루는 장이 되길"
2026-02-25 13:19
add remove print link
6.3 지방선거가 혼탁한 말의 전쟁이 아니라 영덕 미래를 두고 정책의 품격을 겨루는 장이 되길

{영덕=위키트리] 박병준 기자= 기자가 입영 후 처음 M16 소총을 지급받던 날, 교관은 말했다.
“모든 총은 장전되어 있다고 가정하라.”
탄창이 없고 약실과 조정간 검사를 마쳤어도 예외는 없으며, 총기는 항상 ‘장전된 상태’로 간주하라는 원칙이었다.
평소엔 쇳덩이에 불과한 수류탄도 안전핀을 뽑는 순간, 더 이상 친구가 아니다.
안전핀을 뽑는 행위는 짧지만, 그 결과는 되돌릴 수 없다.
선거 역시 다르지 않다.
6·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책 경쟁보다 인신공격과 흠집내기성 발언이 고개를 들 조짐이다.
출마 예정후보의 언행은 경쟁상대에게 ‘장전된 총’일 수 있다.
순간 내뱉은 말 한마디가 치명적인 상처가 되고, 지역사회를 깊게 갈라놓는 균열이 되기도 한다.
상호간 네거티브 도발은 더욱 위험하며, 감정의 안전핀을 뽑는 행위다.
경쟁상대의 자존심과 분노, 과거의 상처를 자극하는 방아쇠가 된다.
일단 발사된 언어는 되돌릴 수 없다.
사과와 해명은 연기처럼 흩어질 뿐, 상처는 남는다.
선거는 전쟁 같지만 상대를 쓰러뜨리는 과정이 아니라, 더 나은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정책은 숫자와 비전으로 검증받아야지, 자극적인 언어와 의혹 제기로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 또한 냉정하게 자극적인 말에 박수치기보다, 누가 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지, 누가 더 책임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지 살펴야 한다.
감정의 확성기가 아니라, 이성의 저울이 필요하다.
모든 말은 장전되어 있고, 안전핀은 생각보다 쉽게 뽑힌다.
6·3 지선이 혼탁한 말의 전쟁이 아니라, 영덕의 미래를 두고 정책의 품격을 겨루는 장이 되길 바란다.
그 선택의 주체는 결국 영덕군 유권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