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애인데... 갑자기 10배 이상 어획량 늘어났다는 해산물
2026-02-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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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해안 포구 달구고 있는 한국 해산물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건져 올린 껍데기를 망치로 깨는 순간, 바다 향이 먼저 퍼진다. 단단한 패각 속에 숨겨졌던 속살은 유난히 통통하게 차올라 있고, 한 점 썰어 입에 넣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배어난다. 요즘 서해안 포구를 달구는 이름, 참소라다.
최근 충남 홍성 남당항과 군산 앞바다 등 서해 연안에서 참소라 어획량이 크게 늘었다. 하루 평균 1.5톤 안팎이 위판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어민들 사이에서도 이례적인 풍어로 꼽힌다. 적정 수온이 유지되면서 생존율이 높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차가운 바다에서 활력이 오르는 종 특성상 수온 조건이 맞으면 어획량이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횟집에서 숙회나 회로 내는 ‘소라’는 대부분 참소라를 가리킨다. 표준명은 피뿔고둥이다. 서해 연안 수심 10m 안팎의 모래나 자갈 바닥, 바위 지대에 서식한다. 두껍고 단단한 껍질을 지녔으며, 체층이 발달해 전체 높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조간대부터 비교적 얕은 내만까지 폭넓게 분포하고, 다른 조개류를 먹이로 삼는 포식성 복족류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타이완 등 아시아 연안에 분포한다.
서해 갯벌과 얕은 연안에서는 밤 해루질로도 채취된다. 낮에는 바위 틈에 숨어 있다가 밤에 먹이활동을 하는 습성이 있어, 물이 빠진 시간대에 탐조등을 비추며 물길을 따라가면 채집이 가능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체험 상품으로도 운영되지만, 최근 외지인의 무분별한 채집으로 어민 피해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철은 통상 2월 중순부터 6월까지로 알려져 있다. 찬 겨울에도 어획은 가능하지만 수온과 기상 여건 탓에 작업이 쉽지 않다. 물이 차가워질수록 살이 단단히 오르기 때문에 늦겨울부터 초봄까지 맛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씹을수록 단맛이 도는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쫄깃한 식감에 목숨을 거는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해산물 중 하나다. 뿔소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껍데기 안쪽이 주황빛을 띠는 점도 구별 요소다.

조리법은 다양하다. 껍데기를 깨 알맹이를 꺼낸 뒤 얇게 썰어 회로 먹으면 특유의 탄력이 살아난다. 살짝 삶으면 탱글탱글한 식감이 강조돼 숙회로 즐기기 좋다. 바지락 등과 함께 냉국으로 내거나 초장에 무쳐 초무침으로도 활용된다. 제주에서는 뿔소라를 활용한 해물짬뽕이 지역 별미로 자리 잡았지만, 서해안에서는 참소라가 겨울 식탁을 책임지는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영양 측면에서도 관심을 받는다. 저지방·고단백 식품으로 분류되며 타우린 함량이 높아 겨울철 보양 수산물로 거론된다. 다만 손질 과정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소라의 침샘에는 테트라민 성분이 있어 섭취 시 두통이나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해당 부위는 반드시 제거해야 하며, 열을 가해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삶은 물을 다른 요리에 재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쓸개와 내장 역시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신선한 참소라는 살이 단단히 차 있고 껍데기 입구 쪽이 꽉 메워진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져야 한다. 손질 후에는 냉동 보관이 가능하며, 약 한 달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올해 서해안에서 이어지는 참소라 풍어는 포구 상권과 식당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조개 작황까지 겹치면서 겨울 별미를 찾는 방문객이 늘고, 지역 수산물 소비도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다. 차가운 바다가 길러낸 단단한 한 점이 지역 어민의 표정까지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