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쉬워서 믿기지 않을 정도...3월이 올 땐 '이 나물'을 볶아야 합니다
2026-02-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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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향을 살리는 취나물볶음, 30초 데치기가 핵심
쌉싸름한 맛의 비결, 과하지 않은 양념의 절제미
봄 산자락의 향을 식탁 위로 옮겨오는 반찬이 있다. 바로 취나물볶음이다. 향긋하면서도 쌉싸름한 맛, 부드럽게 씹히는 질감은 밥 한 숟가락을 자연스럽게 부른다. 화려한 양념 없이도 충분히 깊은 맛을 내는 이 소박한 나물 반찬은 제철의 힘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취나물은 특유의 향이 생명이다. 잎이 연하고 색이 선명한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줄기가 지나치게 굵으면 질길 수 있고, 향도 떨어진다. 손질할 때는 누렇게 변한 잎을 골라내고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는다. 오래 담가두면 향이 빠질 수 있으므로 빠르게 세척하는 것이 좋다.

취나물볶음의 기본은 데치기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30초에서 1분 정도 짧게 데친다. 이 과정은 색을 선명하게 하고 풋내를 줄여준다. 너무 오래 데치면 향이 날아가고 질감이 물러진다. 데친 뒤에는 곧바로 찬물에 헹궈 열을 식히고, 물기를 꼭 짠다.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볶을 때 간이 제대로 배고 질척이지 않는다.
이제 볶는 과정이다. 팬을 달군 뒤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두른다. 취나물은 향이 강한 편이라 참기름의 고소함이 잘 어울린다. 다진 마늘을 약간 넣어 먼저 향을 낸 뒤, 물기 제거한 취나물을 넣고 중약불에서 천천히 볶는다. 이때 젓가락으로 살살 뒤집듯이 볶아야 잎이 뭉개지지 않는다.
간은 국간장으로 담백하게 맞춘다. 진간장을 쓰면 색이 지나치게 짙어질 수 있어 소량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간이 배도록 볶다가 필요하면 물이나 다시마 우린 물을 한두 숟가락 넣어 자박하게 익힌다. 수분이 살짝 돌면서 나물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마지막에 깨소금을 뿌려 고소함을 더하면 완성이다.

취나물볶음이 유독 사랑받는 이유는 맛의 균형에 있다. 첫맛은 향긋하고, 씹을수록 쌉싸름함과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진다. 이 쌉싸름함은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기름진 음식 사이에서 상큼한 쉼표가 되고, 담백한 밥과 만나면 깊은 조화를 이룬다. 특히 봄철 입맛이 떨어질 때 산뜻한 향이 식욕을 깨운다.
조리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첫째, 과한 양념을 피해야 한다. 고추장이나 강한 양념을 더하면 취나물 고유의 향이 묻힌다. 둘째, 불 조절이 중요하다. 센 불에서 빠르게 볶으면 수분이 급격히 날아가 질겨질 수 있다. 셋째, 데친 뒤 물기를 제대로 짜야 한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볶음이 아니라 조림처럼 되기 쉽다.

보관은 완전히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이틀 이내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시간이 지나 향이 약해졌다면, 먹기 직전 들기름을 한두 방울 더해 살짝 볶아주면 향이 되살아난다. 남은 취나물볶음은 비빔밥 재료로 활용해도 좋다. 고추장과 참기름을 더하면 또 다른 매력을 낸다.
취나물볶음은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음식이 아니다. 그러나 짧은 데침, 적절한 불 조절, 과하지 않은 간이라는 기본을 지켜야 제맛이 난다. 자연의 향을 살리는 절제의 미학이 담긴 반찬이다.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는 순간 퍼지는 산뜻한 향, 그것이 취나물볶음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