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니다…막 찍어도 화보, 여권·지갑 필요 없는 '한국의 베네치아'

2026-03-0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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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감상하는 지중해 색채
한국의 베네치아, 장림포구 '부네치아'

낯선 여행지에서 마주하는 이국적인 풍경은 일상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묘약이 된다.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꿈꾸지만 선뜻 먼 길을 떠나기 어려운 이들에게, 우리나라에도 그에 못지않은 찬란한 색채를 품은 장소가 있다. 부산의 한 귀퉁이, 조용하던 포구가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여행객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부산 장림포구 / TONOITOO-Shutterstock.com
부산 장림포구 / TONOITOO-Shutterstock.com

부산 장림포구는 최근 몇 년 사이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부산 서부권 대표 포토 스폿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평범한 어항에 가까웠지만, 명소화 사업을 거치며 어항 시설을 정비하고 방문객을 위한 콘텐츠를 확충했다. 해양보호구역 홍보관을 비롯해 문화촌, 놀이촌, 맛술촌, 도시숲 등 다양한 공간이 조성되면서 지금은 관광객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포구로 정리된 모습이다. 특히 수면 위에 떠 있는 작은 배들과 그 뒤로 늘어선 원색의 건물들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부라노섬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부산의 베네치아’라는 뜻의 ‘부네치아’라는 별칭도 생겼다.

장림포구 부네치아 / 부산관광공사-비짓부산 홈페이지
장림포구 부네치아 / 부산관광공사-비짓부산 홈페이지

포구를 따라 이어지는 건물들은 빨강, 파랑, 노랑 등 선명한 색으로 채워져 있어 마치 동화 속 마을에 들어선 듯한 인상을 준다. 창고 벽면과 문, 골목의 포인트 색감까지 사진 배경으로 활용하기 좋아 카메라를 든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장림포구의 매력은 단순히 ‘사진이 잘 나오는 곳’에 그치지 않는다. 공간별로 테마가 나뉘어 있어 짧게 들렀다 가기보다 천천히 걷고 쉬기 좋다. 맛술촌에서는 지역 분위기를 담은 먹거리를 즐길 수 있고, 문화촌과 도시숲 산책로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 템포 느리게 걷기에 알맞다.

장림포구가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시간은 해 질 무렵이다.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오색 빛깔 건물과 배의 실루엣이 수면에 비쳐 한층 분위기가 깊어진다. 이 노을 풍경 덕분에 장림포구는 다대포해수욕장, 아미산전망대와 함께 부산 서부권 여행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거점으로 꼽힌다. 아미산전망대에서 낙동강 하구의 풍경을 감상한 뒤 장림포구에서 노을을 즐기고, 다대포 꿈의 낙조 분수로 이동하는 동선은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대표 코스다. 가까운 곳에는 을숙도, 몰운대 등도 있어 자연 생태와 바다 풍경을 함께 엮어 여행 일정을 짜기에도 좋다.

장림포구 부네치아 / 부산관광공사-비짓부산 홈페이지
장림포구 부네치아 / 부산관광공사-비짓부산 홈페이지

장림포구는 별도의 입장료 없이 상시 개방돼 누구나 자유롭게 찾을 수 있다. 다만 관광지이기 이전에 실제 어민들이 생업을 이어가는 어항인 만큼, 조업 도구나 작업 공간을 함부로 만지지 않고 동선을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복잡한 도심에서 잠시 벗어나 색채와 바다, 노을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장림포구는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부네치아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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