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무차별 공격당한 UAE·사우디 등 6개 걸프국, 중대한 결정 위한 논의 시작
2026-03-0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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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대가 치러야 한다”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이란의 무차별 보복에 직면한 걸프 지역 석유 부국들이 단순 방어를 넘어 이란을 직접 공습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Axios)는 3일(이하 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군사 행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UAE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뒤 이란의 보복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다. 나흘 동안 이란 미사일과 드론 800개가 UAE로 날아왔다. 대부분 요격하긴 했으나 미국의 작전에 동참한 이스라엘보다 더 많은 공격을 당한 셈이다.
UAE 외무부는 이란 직접 타격 검토설에 대해 "아직 방어 태세 변경은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UAE는 자위권을 보유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역시 제한적인 차원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에 동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걸프 6개국을 비롯해 이스라엘, 요르단, 이라크까지 9개 이상의 중동 국가가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이란은 역내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을 넘어 걸프 국가의 민간 기반 시설까지 마구잡이로 공격하고 있다. 공항, 항구, 호텔은 물론 사우디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Aramco)의 정유 공장과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까지 표적이 됐다.
마제드 알 안사리(Majed Al Ansari)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우리 국민에 대한 공격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걸프 6개국은 지난 1일 걸프협력회의(GCC) 외교장관 긴급회의 이후 공동 방공망 가동과 정찰 비행을 시작하며 집단 자위권 행사 준비를 갖췄다.
한편 미국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사우디의 한 관리는 "미국의 방공망 재배치는 걸프국보다 이스라엘 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미군 기지가 주둔하는 걸프국들을 이란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BBC 방송은 아랍 국가들이 현재 방어에 집중하고 있으나, 전쟁 지속 기간에 따라 군사 작전 참여를 결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야스민 파리우크(Yasmine Farouk) 국제위기그룹(ICG) 담당 국장은 "걸프국들이 이란에 격노했다"며 "이란은 이들을 미국 및 이스라엘과 벌일 더 큰 전쟁의 발판으로 여길 뿐"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