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사극 다 거쳐 갔다…1.7km 해안 산책로 품은 '무료' 명작 촬영지

2026-03-05 10:06

add remove print link

TV 속 풍경이 현실로, 창원 해양드라마세트장
파도 소리 가득한 옛 거리를 걷다

사극을 보다 보면 문득 궁금증이 생길 때가 있다. 화면 속 정교하게 재현된 옛집들을 바라보며 ‘저 시절의 공기와 정취는 어떻게 오늘로 불러왔을까’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고증을 거쳐 세워진 기와집과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인 풍경은 현재의 우리를 잠시 다른 시공간으로 데려다주는 힘이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자리한 창원 해양드라마세트장은 그런 호기심을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창원 해양드라마세트장 / aminkorea-Shutterstock.com
창원 해양드라마세트장 / aminkorea-Shutterstock.com

이곳은 2010년 드라마 ‘김수로’ 촬영을 목적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마산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가야 시대의 독특한 건축 양식을 갖춘 목조 건물들이 줄지어 선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12월 대대적인 정비 사업을 마치고 새롭게 관객을 맞이한 해양드라마세트장은 관람객 편의를 높이는 한편 체험 요소도 한층 강화했다. 철을 다루던 야철장과 활발한 교역이 이뤄졌을 선착장,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저잣거리까지. 20여 채의 목조 건물이 한때의 활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바닷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세트가 아니라 ‘살아 있는 마을’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해양드라마세트장 / 창원시-창원관광 홈페이지
해양드라마세트장 / 창원시-창원관광 홈페이지

조성 이후 이곳은 수많은 영상 작품의 배경이 됐다. '기황후', '슈룹', '미스터 션샤인' 등 수십 개의 인기 드라마와 영화가 이곳의 풍경을 빌려 갔다. 배우들이 거닐었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화면 속 장면에 발을 들인 듯한 착각이 찾아온다. 특히 바다와 맞닿은 세트장이라는 독보적인 입지 덕분에 걷는 재미가 더해진다.

해양드라마세트장 / 창원시-창원관광 홈페이지
해양드라마세트장 / 창원시-창원관광 홈페이지

세트장 주변으로 조성된 산책로도 빼놓을 수 없다. 향기나라 옆 숲길에서 시작해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파도 소리길’은 1.7km 길이의 해양 숲길로, 이름처럼 걷는 내내 시원한 파도 소리가 동행한다. 길목마다 마련된 전망대와 해양 데크로드에 잠시 멈춰 서면, 남해안 특유의 탁 트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다를 바라보며 숨을 고르면, 촬영지 탐방이 어느새 작은 여행의 온기로 바뀐다.

방문 전 운영 정보도 확인해 두면 좋다. 창원 해양드라마세트장은 입장료와 주차비를 별도로 받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하절기(3~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동절기(11~2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가야 시대의 이색적인 정취와 남해안의 수려한 자연을 한 번에 만끽하고 싶다면, 창원 해양드라마세트장은 충분히 들러볼 만한 여행지다.

해양드라마세트장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