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안보 위기경보' 사상 처음으로 발령

2026-03-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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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악화에 선제 대응

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직원이 주유하고 있다. / 뉴스1
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직원이 주유하고 있다. / 뉴스1

정부가 중동 정세 악화로 에너지 수급 우려가 커지자 5일 오후 3시부로 석유·가스에 대해 1단계인 '관심' 단계의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중동 정세 악화로 에너지, 공급망 및 무역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석유에 대해 위기경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스에 대한 위기경보는 2008년 2월, 2010년 1월, 2011년 1월 등 세 차례 발령된 바 있으며, 모두 동절기 가스 재고 소진에 따른 것이었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용된다.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산업부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유·가스 등 핵심자원 수급 위기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달 28일 이후 자원산업정책관 주재 상황판단회의를 매일 개최해왔다. 산업부는 세 차례 장·차관 주재 '중동 상황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지난 3일부로 기존 긴급대책반을 '중동 상황 대응본부'로 격상해 원유·가스 수급, 무역·물류, 석유화학·플랜트 등 주요 산업과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영향 및 대응 방안을 일일 단위로 점검해왔다.

산업부는 현재까지 국내 에너지·자원 수급에 직접적인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법정 비축의무량 이상의 비축 물량과 도입선 다변화 등을 통해 단기적인 수급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중동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체계적 대비를 위해 이번 위기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원유의 경우 향후 도입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운송 차질 우려가 있고 국제 석유시장 변동성이 커진 점이 발령 배경이 됐다. 가스의 경우 비축 의무량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주요 생산국 정정불안 및 지정학적 갈등 징후 등으로 가스시장 불안 징후가 포착돼 경보가 발령됐다.

경보 발령에 따라 산업부는 원유에 대해 수급 위기에 대비한 추가 물량 확보, 정부 비축유 방출 준비 및 석유 유통 시장 단속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오는 9일부터는 가짜석유, 정량미달 등 불법 유통 행위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관계부처 합동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 '주의' 단계 격상에 대비해 해외 생산분 도입과 국제공동비축 구매권 행사, 비축유 이송, 업계별 배정 기준 및 방출 시기 등 세부 방출계획도 미리 준비할 예정이다.

가스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이 중단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물량 확보를 추진한다.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공급이 가능한 포트폴리오 기업을 활용한 현물 구매 전략을 마련하고, 자가소비용 직수입사의 잉여 물량을 국내 수급 안정에 활용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필요시 가스공사가 지분 참여한 해외 LNG 사업에서 확보한 추가 물량을 국내에 우선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사태의 종료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추겠다"며 "국민의 부담과 불안을 덜 수 있도록 에너지 수급과 실물경제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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