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가 비상사태 선포해 중간선거 연기 가능성”

2026-03-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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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단턴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미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로버트 단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11월 중간선거를 연기하거나 중단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단턴은 최근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때로는 독재자가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적이 있다”며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11월 선거를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미군 병력이 여러 도시의 거리까지 배치된 상황은 그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단턴이 언급한 11월 중간선거는 미국에서 대통령 임기 4년 가운데 중간 시점에 실시되는 전국 단위 선거다. 미국 의회 하원 전체 435석과 상원 100석 가운데 약 3분의 1이 이 선거를 통해 새로 선출되며, 주지사와 주 의회 등 각 주의 주요 공직자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의회 권력 구도가 크게 바뀌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정책 추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치 일정으로 평가된다.

로버트 단턴 / 세인트 존스 칼리지
로버트 단턴 / 세인트 존스 칼리지

단턴은 현재 미국 사회가 언론 불신과 정치적 분열, 자기검열 확산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권위주의적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정보 환경 변화가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턴은 “많은 시민이 신문이나 방송 대신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만 정보를 접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부정확하거나 허위 정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이는 민주주의에 중대한 위험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또 공식적인 국가 검열은 존재하지 않지만 미국 사회 전반에서 자기검열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자 사회와 소수 인종뿐 아니라 엘리트층에서도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턴은 일부 대형 로펌과 대학이 정부의 압박이나 위협 때문에 기존 입장을 바꾸거나 정부 요구를 수용한 사례를 언급하며 “사람들이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 발언을 조절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 환경 변화 역시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언론사 인수와 기자 해고 등으로 독립 언론이 약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자본과 정치권력이 결합해 언론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턴은 이런 상황이 결국 공포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프랑스 계몽사상가 몽테스키외의 이론을 언급하며 “전제정치의 핵심 원리는 공포이며 오늘날 미국에서도 그러한 공포 정치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도 절대 권력을 정당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턴은 지난해 발표된 미국 국가안보전략에서 민주주의나 자유 같은 가치보다 힘에 기반한 국제 질서가 강조됐다고 지적했다.

단턴은 현재 미국이 전쟁 상황과 정치적 분열 속에서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60~70%가 최근 전쟁과 정부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사회 내부에도 강한 반대 여론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역사학자인 단턴은 프린스턴대 교수로 오랫동안 재직했고, 하버드대 석좌교수와 하버드대 도서관장을 지냈다. 18세기 프랑스와 프랑스혁명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인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11년 미국 국가 인문학 메달을 받았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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