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전쟁 중인 주말,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소유 땅에서 골프 즐겼다"

2026-03-0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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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전사자 추도식 다음날, 골프장에 나타난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말에 골프를 즐긴 사실이 알려졌다.

미국이 전쟁 상황에 놓인 데다 미군 전사자까지 발생한 시점이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중앙일보가 외신과 현지 목격자들이 전한 내용을 종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Trump National Doral Miami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 이 골프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곳으로, 과거 여러 차례 PGA Tour 대회가 열린 명문 코스로 알려져 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을 비롯한 진보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한미연합훈련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 뉴스1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을 비롯한 진보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한미연합훈련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 뉴스1

현장 목격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금색 글씨로 ‘USA’가 새겨진 흰색 야구 모자를 쓰고 일행과 함께 골프를 쳤다고 전했다. 골프장 주변에는 총을 든 경호 인력이 배치돼 있었지만 일반 방문객의 출입이 완전히 통제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현장에 있던 여러 방문객이 스마트폰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착용한 모자가 전날 공식 행사에서 착용했던 것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인 7일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식에 참석했는데, 당시에도 같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이란 관련 군사 작전 과정에서 숨진 미군 장병 6명의 유해가 미국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유해가 도착하자 거수경례를 하며 장병들을 추모했다. 하지만 장례 관련 의전과 관련해 복장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의 해외 참전용사 단체인 Veterans of Foreign Wars는 군 장례식이나 추모 행사에 참석할 경우 모자나 머리 장식을 벗어 가슴 위에 두는 것이 일반적인 예절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같은 모자를 쓴 채 다음 날 골프장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미국이 이란과 군사적으로 긴장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골프를 즐겼다는 점도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됐다. 일부 정치인들은 전쟁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의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미국은 전쟁 중인데 트럼프는 골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행동이 전쟁 상황에 대한 무게감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역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뉴섬 주지사는 X를 통해 “트럼프가 어린이들을 폭격하고 기름값을 올려 놓고서는 골프를 치고 있다”고 비판하며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다만 미국 정치 역사에서 대통령의 골프는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미국 대통령 가운데 골프를 즐기는 인물이 많았고, 백악관 주변에도 간단한 퍼팅 연습 시설이 마련돼 있을 정도로 골프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과거 대통령들은 대체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골프 활동을 조절해 왔다. 특히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골프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언급된다. 골프 애호가로 알려진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발생한 September 11 attacks 이후 골프를 중단했다. 그는 당시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부적절하게 비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골프를 거의 하지 않았고,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에야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이 같은 사례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행동이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논란 역시 단순한 개인 취미 활동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와 상징성의 문제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이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전사자가 발생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행보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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