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CATL 배터리’ 홍보했지만…공정위 112억 과징금”
2026-03-1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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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코리아·독일 본사 검찰 고발…“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
- EQE·EQS 일부 모델에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사실 누락
- 관련 차량 약 3000대 판매…전기차 핵심 정보 은폐 논란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차량을 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2024년 8월 7일 위키트리 사회면 보도)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벤츠의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2억3900만원을 부과하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벤츠는 2023년 6월 전기차 모델인 EQE와 EQS 판매 과정에서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담은 판매 지침을 제작해 딜러사에 배포했다.
그러나 해당 지침에는 일부 차량에 탑재된 중국 파라시스(Farasis) 배터리 셀 사실이 빠진 채 CATL 배터리가 장착된 것처럼 안내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판매된 차량을 확인한 결과 EQE 6개 모델 가운데 4개 모델, EQS 7개 모델 가운데 1개 모델에는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벤츠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판매 지침에서 이를 명확히 알리지 않았고, 딜러사 교육과 영업 과정에서 CATL 배터리를 강조하도록 한 점을 문제로 판단했다.
딜러사들은 벤츠가 제공한 판매 지침을 기준으로 차량 설명을 진행했기 때문에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지침이 전달된 이후 2023년 6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약 3000대의 차량이 판매됐으며 판매 금액은 약 281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를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을 실제보다 우수한 것처럼 소비자가 오인하도록 만들어 거래를 유도한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관련 매출액의 4%를 과징금으로 산정해 제재했다.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에 대해 매출액 기준 4% 과징금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벤츠코리아가 판매 지침의 주요 내용을 독일 본사에 보고했고, 독일 본사 역시 해당 사례를 다른 국가에 소개한 정황이 확인돼 독일 본사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한편 2024년 8월 7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차량의 배터리 제조사가 CATL이 아닌 파라시스 제품으로 확인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과 정보 공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는 차량 안전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정보”라며 “소비자가 구매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한 점을 중대하게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취재기자는 벤츠코리아 PR팀 책임자에게 ‘고가의 전기차에 리콜 이력의 배터리를 장착한 이유’에 대한 공식 입장을 요청했지만, 벤츠코리아는 끝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와 소비자 알 권리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가운데, 소비자는 수입차 브랜드의 배터리 공급망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