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성심당·칼국수의 도시 '대전'일까… 26년 만에 대표 음식 싹 바뀐다

2026-03-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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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만에 바뀌는 대전의 맛, 새로운 대표 음식은?
밀가루 구호물자에서 시작된 칼국수와 빵의 도시 대전

대전의 맛을 상징하는 대표 음식이 26년 만에 새롭게 바뀐다. 대전시는 시민들이 공감하는 새로운 미식 문화를 발굴하고 관광 도시로서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대표 음식 선정 작업을 시작했다.

칼국수 자료사진 / wooreedul-shutterstock.com
칼국수 자료사진 / wooreedul-shutterstock.com

26년 묵은 ‘육미’ 대신 새로운 ‘대전의 맛’ 찾는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열흘 동안 새로운 ‘대전의 맛’ 선정을 위한 시민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다. 대전시는 지난 2000년 향토음식선정자문위원회를 통해 설렁탕, 돌솥밥, 삼계탕, 구즉 도토리묵, 숯골냉면, 대청호 민물고기매운탕 등 6가지 음식을 ‘육미’(六味)로 정해 홍보해 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시민들이 체감하는 대표 음식의 종류가 변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는 기존의 육미에 최근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과 전문가 추천 메뉴를 더해 총 11개 후보군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앞서 진행된 기초 조사에서는 칼국수가 1위를 차지했으며 빵이 2위, 두부두루치기가 3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국밥과 짬뽕 등이 전문가 추천으로 후보에 올랐다.

대전이 ‘밀가루의 성지’가 된 역사적 이유

이번 조사에서 칼국수와 빵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배경에는 대전만의 독특한 역사가 숨어 있다. 대전은 오래전부터 ‘밀가루의 도시’로 불려 왔다.

그 시작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에서 보내온 엄청난 양의 밀가루 구호물자가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이때 경부선과 호남선 기찻길이 만나는 대전역은 이 밀가루가 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물류의 중심지였다. 물건이 모이고 나가는 길목이다 보니 대전에는 자연스럽게 밀가루가 흔하게 유통되었고, 쌀이 귀하던 시절 배고픈 시민들에게 가장 든든하고 값싼 식재료가 되었다.

칼국수와 빵, 대전의 자부심이 되다

대전의 맛 시민 선호도 조사
대전의 맛 시민 선호도 조사

흔한 밀가루는 대전만의 음식 문화를 꽃피웠다. 대전역 주변에는 밀가루를 활용한 국수집들이 줄지어 생겨났다. 오늘날 대전은 인구 대비 칼국수 식당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다. 멸치 육수부터 들깨, 조개, 매콤한 양념까지 칼국수의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에 달한다. 매콤한 두부두루치기 양념에 칼국수 사리를 비벼 먹는 방식은 대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대전의 상징인 빵집 성심당 역시 밀가루 두 포대에서 시작되었다. 1956년 성심당 창업주 고 임길순 씨가 대전역 노점에서 구호물자 밀가루로 찐빵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남은 빵은 이웃과 나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한 성심당은 이제 대전을 ‘빵의 도시’로 각인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민 참여로 결정되는 최종 메뉴

이번 선호도 조사는 대전시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설문과 관광안내소 현장 스티커 조사 등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시민 누구나 참여해 자신이 생각하는 대전의 대표 음식에 투표할 수 있다.

대전시는 이번 조사 결과와 전문가 자문을 종합하여 다음 달 중으로 ‘대전의 맛’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대표 음식을 최종적으로 몇 개나 선정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많은 시민이 참여해 대전의 미식 문화를 알리는 데 힘을 보태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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