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안정 위해…IEA 국제 공조 전격 동참
2026-03-1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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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에너지 위기, 한국 비축유 2246만 배럴 방출 결정
정부가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수급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역대 최대 규모 비축유 공동 방출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우리나라에 할당된 2246만 배럴의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한국 시각으로 11일 오후 11시, 전날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제안된 총 4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 공동 방출(Collective Action)을 최종 결의했다. 이번 조치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시행된 공동 방출 이후 약 4년 만에 이뤄지는 국제적 공조다. 최근 중동 상황으로 인해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날로 심화되자, IEA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기구 설립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물량을 풀기로 뜻을 모았다.

우리나라는 이번 공동 방출에서 전체 물량의 5.6%에 해당하는 2246만 배럴을 할당받았다. 이는 각 회원국이 전체 석유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례하여 산정된 수치다. 이번 한국의 방출 규모는 1990년 걸프전 당시의 494만 배럴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으로, 국내 방출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두 차례에 걸쳐 방출했던 총물량 1165만 배럴과 비교해도 약 두 배에 가까운 압도적인 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비축유 방출이 국제 석유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사태 여파로 치솟는 국제 유가 상황에 대응해 주요국들이 긴밀히 공조함으로써 국민 경제의 부담을 덜고 민생 물가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단순히 물량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 여건을 면밀히 분석해 국익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방출 시기와 물량 등을 IEA 사무국과 세부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1974년 석유 공급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IEA는 현재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 총 32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는 에너지 협력 기구다. 이번 역대급 공동 방출 결정은 국제 사회가 현재의 중동발 에너지 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주요국들과의 공조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여 국내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석유산업과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 에너지 국제 협력팀은 이번 결의안의 현장 이행을 위해 부처 간 협업을 지속한다. 실무진은 IEA 사무국과의 실시간 소통을 통해 방출 프로세스를 관리하며, 국내 석유 제품 가격의 안정화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자원 공급을 넘어 국제 에너지 질서 안에서 한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