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 촬영 감독 조복동씨 별세…향년 76세

2026-03-14 16:47

add remove print link

로보트 태권V의 개척자, 한국 애니메이션 촬영기술의 설계자

한국 만화영화 촬영의 1세대 개척자가 세상을 떠났다.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의 촬영 감독 조복동(趙福東)씨가 지난 12일 오후 8시 28분께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고 유족이 14일 전했다. 향년 76세.

'브이센터 라이브 뮤지엄' 앞 로보트 태권 v 동상 / 연합뉴스
'브이센터 라이브 뮤지엄' 앞 로보트 태권 v 동상 / 연합뉴스

1950년생인 고인은 삼촌 조민철씨가 1969년작 만화영화 '홍길동 장군'에서 촬영을 담당한 것이 계기가 돼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1972년 만화영화 '괴수대전쟁'부터 본격적으로 촬영을 맡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일본 TV 애니메이션 상당수를 국내에서 촬영해 납품하던 시절이었다. 그는 일본 후지TV가 방영한 '독수리 오형제'(원제 과학닌자대 갓차만), '플란다스의 개', '알프스 소녀 하이디' 등 일본 애니메이션 촬영에도 참여했다.

고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작품은 1976년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V'다. 개봉 당해 서울에서만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이 작품에서 고인은 1, 2편의 촬영 감독을 맡았다.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의 촬영 감독 조복동(趙福東)씨  / 연합뉴스-유족 제공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의 촬영 감독 조복동(趙福東)씨 / 연합뉴스-유족 제공

그는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인터뷰에서 "1960∼1970년대만 해도 (만화영화) 촬영 기술을 배울 곳도, 자료도 없었다"며 "1973년에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촬영기법과 특수효과 기술을 배웠다, 로보트 태권V를 촬영하면서 셀 밑에 셀을 덧대고 유리에 반사하는 방식으로 내는 투과광 효과, 권총을 쏠 때 나오는 레이저 효과, 로봇이 변신할 때 나타나는 화려한 효과 등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말했다. 배울 교본도, 앞서간 선례도 없던 시절에 손수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후에도 고인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굵직한 작품들을 잇따라 촬영했다.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1977), '아리수변의 꿈나무'(1987), '블루시걸'(1994), '아마게돈'(1995), '또또와 유령친구들'(1998)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1988년에는 한국만화영화촬영기사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고, 이듬해인 1989년 촬영 스튜디오를 설립해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2005년에는 SICAF 애니메이션 어워드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현찬 한국애니메이션예술인협회장은 "고인은 로보트 태권V를 시작으로 한국 만화영화 촬영의 선두 주자였고,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분이셨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광숙씨와 2남(조용훈·조용현)이 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3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15일 오전 6시 30분, 장지는 포천재림공원묘원이다. ☎ 031-787-1513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