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빛’ 작전... 정부, 사우디서 한국인 204명 구출

2026-03-1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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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 수송기 '시그너스' 투입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군 수송기로 귀국하는 한국인. / 외교부 제공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군 수송기로 귀국하는 한국인. / 외교부 제공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한 가운데 정부가 군 수송기를 투입해 중동에 고립된 한국인들을 대피시켰다.

15일 외교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 1대가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한국인 204명과 외국 국적 가족 5명, 일본인 2명 등 총 211명을 태우고 한국으로 출발했다. 수송기는 15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다.

이번 대피 작전은 ‘사막의 빛’으로 명명됐다. 정부는 중동 지역 무력 충돌 확산 가능성과 민간 항공편 운항 차질 등을 고려해 군 수송기 투입을 결정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수송 경로상의 10여 개 국가와 영공 통과 협의를 진행해 비행 경로를 확보했다.

수송기에 탑승한 한국인들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쿠웨이트, 바레인, 레바논 등지에 체류하던 국민들이다. 이들은 각국 공관 안내에 따라 사우디 수도 리야드로 집결했다. 쿠웨이트 체류 한국인들은 현지 대사관 인솔 아래 버스를 이용해 리야드로 이동했고 레바논 체류 한국인들은 상업 항공편을 이용해 사우디에 도착한 뒤 수송기에 합류했다.

정부는 이번 작전을 위해 외교부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이재웅 전 외교부 대변인을 단장으로 한 대응팀은 현지 공관과 협력해 집결과 탑승 절차를 지원했다.

수송기에는 조종 인력 외에도 안전 확보를 위한 공군 병력이 함께 탑승했다. 공군 공정통제사(CCT) 10여 명을 포함해 정비와 의료 인력 등 약 60명의 병력이 동승해 작전 전반을 지원했다. 공정통제사는 특수작전 수행 과정에서 항공기 유도와 현장 통제 임무를 수행하는 정예 부대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앞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에 체류하던 국민들에 대해서는 외교 협의를 통해 민항기와 전세기 운항을 확보해 귀국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단기 체류 국민 상당수는 이미 귀국한 상태다.

그러나 전쟁 영향권에 있으면서도 UAE나 카타르로 이동하기 어려운 국가에 체류하는 국민들이 남아 있었고 정부는 추가 대피 방안을 검토했다. 외교부는 리야드 지역에도 민항기나 전세기 투입 가능성을 항공사들과 협의했지만 안전 문제와 항공편 확보 어려움 등을 고려해 군 수송기 투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C-330 시그너스는 공중급유와 장거리 수송 임무를 수행하는 공군 전략자산으로 최대 수백 명의 인원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다. 공군이 운용하는 시그너스는 총 4대이며 해외에 체류하는 한국인 수송을 위해 투입된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24년 레바논 정세가 악화됐을 때였다. 당시 공군 수송기가 레바논에 투입돼 한국인 96명 등을 태우고 국내로 귀환했다.

정부는 관련 규정에 따라 군 수송기 탑승자들에게 비용을 청구할 예정이다. 성인 기준 약 88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중동 지역 정세를 계속 주시하면서 추가 대피가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공관 비상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현지에 남아 있는 국민들에게 안전 공지와 이동 안내 등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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