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8억 빚더미에 앉았는데... 남편은 호텔서 결혼식 올렸습니다”
2026-03-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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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에 20만 건이 넘는 조회 기록한 여성의 사연

"전남편은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저는 28억 원 빚더미에 앉아 있는데."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지난 10일 올라온 이 같은 사연의 글이 17일 현재 조회수 21만 회를 넘기며 네티즌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글쓴이 A씨의 사연은 이렇다. 결혼 전부터 A씨는 전남편에게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시아버지에게 내 명의를 절대 빌려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전남편이 과거 아버지 사업을 돕다 개인회생까지 겪은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혼 후 사업에 또 실패한 시아버지가 신혼집으로 들어왔다. A씨는 3년 반 동안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다. 그러던 중 시아버지가 30억 원 규모의 건축 사업을 하겠다며 A씨 명의를 빌려달라고 했다. A씨는 처음에 거절했다. 하지만 전남편이 "우리 아버지 좀 살려달라"며 애원했고, 가족 전체 분위기가 A씨를 압박했다. 결국 명의를 내줬다.
A씨는 사업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통장 비밀번호도 몰랐고,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몰랐다. 실제로 사업을 운영한 것은 시아버지였다. 그런데 건물 분양이 잘 안 되면서 사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자가 연체되고 채권기관들의 독촉이 시작됐다. 모든 채무는 명의자인 A씨에게 향했다. 28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빚이었다.
더 큰 충격이 찾아왔다. 2023년 8월 A씨가 살던 집을 팔려고 알아보다가 전남편이 몰래 집을 담보로 4억 원의 사채를 빌려 시아버지 사업에 넣은 사실을 알게 됐다. A씨 친정아버지가 사준 집이었다. 전남편은 이 사실을 2년간 숨겨왔다.
A씨는 이혼을 결심했다. 이혼합의서에는 28억 원의 채무와 사업자 명의를 전남편이 가져가기로 명시했다. 그러나 전남편은 1년이 지나도록 이를 이행하지 않다가 결국 "나도 개인회생을 할 것이라 명의를 가져갈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혼합의서는 법적 강제력이 없어 소송을 해야만 권리를 찾을 수 있다. A씨는 "소송에 매달릴 힘도, 시간도, 돈도 없다"고 했다.
이혼 후 A씨의 생활은 처참했다. 계좌는 압류됐고, 고시원을 전전하며 끼니를 거르는 날이 더 많았다. 아이 분유와 기저귀를 살 돈이 없어 주민센터 긴급생계지원을 받기도 했다. 2년 넘게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두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반면 전남편은 개인회생을 마치고 대기업에 다니며 벤츠를 몰고 다녔다. 그리고 이혼 1년여 만에 서울 시내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시아버지도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현재 A씨 명의의 부동산은 경매에 넘어간 상태다. 경매가 끝난 뒤 남은 채무 규모에 따라 개인회생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 A씨는 "그때까지 남은 채무를 갚으며 버텨야 한다"고 했다.
글에는 이후 추가 글도 달렸다. A씨는 "많은 분이 힘을 주셔서 지렁이도 꿈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겠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피해자가 왜 숨어 살아야 하냐", "법이 이런 사람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A씨처럼 명의를 빌려줬다가 채무를 떠안은 경우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이혼합의서에 채무 이전이 명시돼 있는 만큼 이를 근거로 전남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실제 사업을 운영한 시아버지를 상대로는 사기 또는 명의 도용 혐의로 형사고소를 검토해볼 수도 있다.
소송 비용이 없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 법률 상담과 소송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경매가 끝난 뒤 잔여 채무 규모에 따라 개인회생이나 파산 요건이 달라질 수도 있다. 다만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직접 상담해야 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