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 규모 잭팟…테슬라가 선택한 북미 LG엔솔 배터리'의 정체
2026-03-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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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에 LG에너지솔루션 북미 ESS 5개 거점 완성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전역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거점을 5곳으로 확대하며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이 전기차 배터리 라인 일부를 ESS용 리튬인산철(LFP)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북미 내 복합 제조 체계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17일 (현지 시각)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셀 생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약 7천만 달러 규모의 설비 전환 투자가 투입되는 이번 결정에 따라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를 제작하던 라인 일부가 ESS 전용으로 탈바꿈한다. 본격적인 양산 시점은 올해 2분기로 잡혔다.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시스템 통합(SI) 법인인 버텍(Vertech)을 통해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공급된 배터리는 북미 전력망 안정화 프로젝트를 비롯해 재생에너지 연계 설비와 최근 수요가 폭증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등 핵심 분야에 배치된다.
이번 생산 라인 전환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Chasm)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유휴 설비를 ESS 생산으로 돌려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공장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설비 전환 과정에서 인력 운용의 유연성도 확보했다. 지난 1월 일시 휴직에 들어갔던 700여 명의 직원은 신규 라인 구축과 제품 생산 일정에 맞춰 현장으로 복귀한다. 사측은 이들을 대상으로 ESS용 LFP 셀 생산 공정에 맞춘 재교육을 실시해 제조 숙련도를 높일 계획이다. 얼티엄셀즈 측은 이번 사례가 단순한 라인 변경을 넘어 다각화된 배터리 제조사로 진화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테네시 공장 합류로 북미 내 총 5개의 ESS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과 랜싱 공장,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L-H Battery Company)이 축을 이룬다. 미시간 홀랜드 공장은 지난해 6월부터 북미 최초로 대규모 ESS 배터리 양산을 시작해 테라젠과 델타 등 주요 고객사에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은 가동 3개월 만에 누적 생산 100만 셀을 돌파하며 수율 안정화를 입증했다. 이 공장은 최근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형태에서 LG에너지솔루션 단독 공장 체제로 전환하며 운영 독립성을 확보했다.

올해 상반기 중 가동을 시작할 미시간 랜싱 공장은 파우치형 제품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각형 LFP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힌다. 이미 테슬라와 6조 원 규모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상태다.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혼다와의 합작법인 역시 전기차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두고 구체적인 규모와 시점을 조율 중이다. 북미 5대 거점은 전기차와 ESS 배터리를 동시에 생산하는 복합 제조 기지로 기능하며 시장 상황에 따른 민첩한 생산 비중 조절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환경은 LG에너지솔루션의 이 같은 광폭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생성형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이 급증하면서 백업 전력원인 ESS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이다.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따른 전력망 불안정성 해소 역시 ESS 수요를 견인하는 핵심 요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테라젠,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 등 주요 기업들과 연이어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 잔고를 쌓아 올리고 있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글로벌 ESS 생산 능력을 60GWh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중 80%가 넘는 50GWh를 북미 지역에 집중 배치해 현지 생산 인센티브 수혜와 물류 효율을 동시에 잡겠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수주 규모는 약 140GWh에 달하며 올해는 지난해 수주 기록인 90GWh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북미 시장의 압도적인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수익성 개선과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