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맹 압박 메시지...“호르무즈 해협, 이용 국가가 책임지게 하면 어떨까”
2026-03-1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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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방위 동맹국에 전담 요구
미국 무임승차 지적, 유럽·한일에 참여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일단락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부담을, 해당 해협을 통해 에너지를 들여오거나 내보내는 국가들이 직접 맡아야 한다는 구상을 꺼내 들었다.

장기적으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안보에서 한발 물러서고, 원유 수입·수출에 이 항로를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국가들이 중심이 돼 안전을 책임지라는 주장이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 작전에 대해 동참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거나 선을 긋고 있는 동맹국들을 겨냥한 압박성 메시지로 읽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가 테러국가 이란의 잔재를 제거해버리고 이른바 그 해협의 책임을 이용 국가가 지도록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그러면 우리의 반응 없는 동맹 중 일부가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게시물은 미국이 추진해온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 구상에 대해 유럽 동맹국들이 군함 파견 등 군사적 협조를 거부하거나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이 해협 통제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동맹국들의 참여를 다시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물량의 상당수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 유럽 국가들로 향한다. 반면 미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결국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직접적 의존도가 크지 않은 만큼, 장기적으로는 안보 부담에서도 손을 떼고, 이 항로를 절실하게 이용하는 나라들이 통행 안전을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으로 꼽힌다. 이곳이 봉쇄되거나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제 유가와 물류, 금융시장 전반에 즉각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 이란 역시 과거부터 해협 봉쇄 위협이나 선박 나포를 주요 압박 카드로 활용해왔고, 미국은 이에 대응해 중동 지역에 해군 전력을 주둔시키며 해협 일대 감시를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구조 자체를 동맹국들이 미군 전력에 사실상 무임승차해온 사례로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유럽 주요 동맹국 다수가 반대 의사를 드러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 참여를 끝까지 밀어붙일지는 아직 불투명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이날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확인되듯, 유럽을 포함한 동맹국들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어떤 형태로든 힘을 보태고, 동시에 미국이 부담해온 호르무즈 해협 안보 문제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은 여전히 강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동맹은 정신을 차리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돕는 데 나서야 한다"는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의 사설도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공유했다.
그는 전날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다수가 대이란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사실상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는 취지로 강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다국적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이른바 '호르무즈 연합' 구상을 제시하고, 유럽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에도 참여를 요구해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게시물에서 해협을 뜻하는 영어 단어 'Strait'을 발음이 같은 'Straight'로 잘못 표기했다가 약 1시간 뒤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