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하면 바보..." 정부가 드디어 '이 문제'에 정면 대응 나선다

2026-03-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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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 미루는 청년들, '결혼 페널티' 때문
소득 합산되면 손해? 결혼 제도의 역설

정부가 결혼 이후 각종 제도에서 불이익이 발생하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 실태를 처음으로 전수 조사하며 제도 개선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행정안전부는 19일 전국 17개 시·도에 공문을 보내 결혼 관련 정책 현황과 함께 혼인을 저해하는 제도적 문제, 개선 필요 사항 등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정부가 지자체를 대상으로 결혼 페널티 전반을 점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혼 페널티는 혼인신고 이후 부부의 소득과 자산을 합산해 평가하면서 각종 정책에서 불리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개인 단위로 적용될 때보다 기준이 강화되거나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청년층 사이에서는 결혼 자체를 부담으로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대표적인 사례는 주택 관련 정책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시 개인은 연 소득 7000만 원 이하일 경우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신혼부부는 소득 기준이 8500만 원으로 설정돼 맞벌이 가구의 경우 오히려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두 사람이 각각 소득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합산 소득이 기준을 넘으면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구조다.

세제 역시 유사한 문제가 지적된다. 혼인신고 전에는 각자 주택을 보유해도 일반 세율이 적용되지만, 결혼 후에는 ‘1가구 2주택’으로 분류되면서 중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같은 자산 구조임에도 혼인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지는 셈이다.

이 같은 제도적 구조는 실제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혼인신고를 늦추는 부부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10.9%였던 ‘혼인신고 1년 이상 지연’ 비율은 2024년 19.0%로 상승했다. 결혼은 했지만 법적 신고를 미루는 ‘사실혼’ 형태가 늘어나는 배경에도 이러한 제도적 불이익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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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앞서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에서는 결혼 페널티 문제가 공식적으로 언급됐고, 국무총리와 대통령도 관련 사례를 폭넓게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특히 청년층 사이에서 “혼인신고를 하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점이 정책적 대응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행정안전부는 단순히 현황 파악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 개선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자체로부터 접수된 의견 가운데 행안부 소관 제도는 자체적으로 개선을 검토하고, 주택·세제·금융 등 다른 부처가 담당하는 사안은 관계부처에 전달해 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자체 역시 지역별 사례를 중심으로 문제점을 정리 중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청년 주거 지원이나 복지 혜택이 혼인 여부에 따라 축소되는 구조가 확인되고 있어, 보다 세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혼 페널티 해소를 위해서는 ‘개인 단위’ 중심의 정책 설계에서 벗어나 ‘가구 특성’을 반영한 유연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맞벌이 증가와 1인 가구 확대 등 사회 구조 변화에 맞춰 소득 기준과 지원 방식도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전수 조사를 통해 실효성 있는 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저출생 문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결혼 자체를 위축시키는 제도적 요인을 제거하는 것은 정책적 우선 과제로 꼽힌다. 단순한 장려책을 넘어, 결혼이 불이익이 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근본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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