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전세보증보험 안심가입 보장법’ 발의…보증 심사 중 계약금 HUG 예치 추
2026-03-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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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 반환보증 가입 거절 증가…임차인 보호 장치 미비 지적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전세사기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거절될 경우 임차인이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되는 제도 공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증 심사 기간 동안 전세보증금 전부나 계약금을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예치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전세보증보험 안심가입 보장법’을 대표발의했다.
박 의원이 20일 발의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은 임차인이 원할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완료될 때까지 전세보증금 전부 또는 계약금을 HUG에 예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증 가입이 성사되면 예치금은 임대인에게 지급되고, 가입이 거절되면 임차인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구조다. 보증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 계약금이 묶이지 않아 임차인이 피해를 떠안을 수 있는 현재 제도의 빈틈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거절 현황을 보면, 거절 건수는 2020년 2187건에서 2023년 2596건, 2024년 2890건으로 늘었고, 2025년에도 2814건에 달했다. 주요 거절 사유는 보증한도 초과 5023건, 선순위채권 기준 초과 2045건, 미등기 목적물 857건, 임대인 보증금지 758건 등으로 집계됐다. 전세보증금과 선순위채권을 합한 금액이 주택 가격을 넘거나, 불법 개조 옥탑방·근생빌라처럼 애초 보증 가입이 어려운 주택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현실에선 임차인이 계약서에 ‘보증 가입이 안 되면 계약금을 돌려주고 계약은 무효’라는 특약을 넣어도, 임대인이 반환을 거부해 소송으로 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박 의원실은 수원지법 판결 사례도 제시하며, 현행법에는 보증 가입이 거절된 임차인을 보호할 장치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법안은 HUG의 재무 측면에서도 일정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5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액 65조1799억 원을 기준으로 그중 10%만 단기자금으로 운용해도 연간 약 73억 원의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박 의원은 이를 통해 임차인 피해 예방과 HUG 재무건전성 확보, 보증 여력 확대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전세사기 대응의 초점을 사후 구제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기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실제 제도화 과정에선 예치 절차의 복잡성, 임대인 반발, HUG의 운영 부담 등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세보증 가입 거절이 곧바로 임차인 피해로 이어지는 구조를 끊기 위해선, 법 개정과 함께 보증 심사와 반환 절차 전반을 더 촘촘히 손보는 논의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