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보일러 시대의 종말?…삼성이 밀라노서 전격 공개한 '뜻밖의 대안'
2026-03-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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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랙트 인수 후 첫 공식 행보, 삼성의 유럽 공조 시장 공략 시작
24일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냉난방공조 전시회 MCE 2026에 참가해 지난해 11월 인수한 플랙트 그룹과 공동으로 주거용 및 상업용을 아우르는 통합 공조 솔루션을 대거 공개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격년으로 개최되는 MCE는 올해 전 세계 19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 공조 기술을 겨루는 자리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약 500㎡ 규모의 대형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플랙트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강화된 중앙공조 제품군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차세대 에어컨, 히트펌프 라인업을 선보였다. 양사의 공동 전시는 인수 합병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공식 행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중앙공조 시장 확대를 위해 전시 전면에 내세운 제품은 플랙트 그룹의 핵심 실내기 5종이다. 대규모 건축물의 공기 질을 관리하는 공기 조화기(AHU, 실내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정밀하게 조절해 공급하는 장치)인 카이르플러스(CAIRplus)는 맞춤형 설계를 통해 대형 공간에서도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콤팩트한 설계가 특징인 소형 냉난방기(FCU, 좁은 공간에 설치해 개별 냉난방을 수행하는 장치) 게코(Geko)는 저소음 구동을 통해 공간 효율성과 쾌적함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들 제품은 삼성전자의 시스템 에어컨 실외기인 DVM S2+와 연동되어 구동된다. 빌딩 관리 시스템(BMS, 건물의 냉난방과 전력 등을 통합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삼성의 AI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에너지를 최적화하며 전력 소모를 줄인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클린룸처럼 미세한 온습도 조절이 필수적인 고부가가치 산업군을 겨냥한 종합 HVAC 솔루션으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주거용 공조 부문에서는 냉방 성능과 디자인을 일신한 2026년형 AI 무풍콤보 프로 벽걸이 에어컨이 관람객을 맞았다. 사용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해 직접풍이나 간접풍을 선택하는 AI 모션 바람 기능이 적용되었으며, 전시 현장에는 무풍 냉방을 포함한 총 7가지 기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조성됐다. 해당 모델은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별도의 조작 없이도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유럽의 탄소 중립 정책에 대응하는 핵심 전략 모델인 히트펌프 EHS(Eco Heating System) 라인업도 강화됐다. 올해 출시된 EHS 올인원은 공기열과 전기를 활용해 냉난방은 물론 온수 공급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장치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일반 보일러보다 열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 난방 수단으로 꼽힌다. 지구온난화지수(GWP, 냉매가 대기 중에서 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를 나타낸 수치)가 기존 대비 68% 낮은 R32 냉매를 채택해 환경 규제 대응력도 높였다.
에너지 절감 기술은 상업용 제품군인 DVM 시리즈에도 폭넓게 반영됐다. 지열이나 수열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는 DVM 라인업 전반에 R32 냉매 적용을 확대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다. 특히 DVM S2+ 실외기에는 온디바이스 AI가 탑재되어 외부 기온과 설치 환경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냉매 흐름을 제어한다. 이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방지하고 장비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AI 절약모드가 소개됐다. 가정이나 빌딩 전체의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미리 설정한 목표치에 맞춰 기기 작동을 자동 조절하는 기능이다. 폐열 재활용 기술과 결합해 전체적인 운영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에너지 비용에 민감한 유럽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플랙트그룹의 유럽 내 유통망과 자사의 IT 기술력을 결합해 B2B 공조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단순 기기 판매를 넘어 설계부터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유럽 HVAC 시장의 세대교체를 주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번 MCE 2026은 이달 27일까지 밀라노 로 피에라 전시장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