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 종전안 거절…역으로 5가지 조건 제시했다
2026-03-26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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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안 “과도하다” 반발…핵·미사일 포함 15개 항 거부
배상·주권·전쟁 재발 방지까지 요구…호르무즈 해협도 핵심 쟁점
이란이 미국이 제시한 종전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휴전 조건을 역으로 제시했다.

2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25일(현지시간) 고위 정치·안보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제시한 종전안을 검토한 끝에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전쟁 종료 시점과 조건을 미국이 정하도록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쟁 종식 시기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적대 행위 중단은 오직 이란이 제시하는 조건과 일정에 따라서만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란은 자국이 결정한 시점에 스스로 내건 조건들이 충족될 때 전쟁을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의 협상안이 지나치다고 반발했다. 미국이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협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제안 내용이 전장에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협상 시도 직후 군사 공격이 이어졌던 점도 거론했다. 지난해 두 차례 협상 이후 공격이 있었던 만큼 이번 제안 역시 진정성 있는 대화라기보다 긴장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보고 있다는 취지다.
미국이 이란에 전달한 종전안은 모두 15개 항으로 알려졌다. 핵무기 포기 약속과 국내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 60% 농축 우라늄 450㎏의 국제원자력기구 이관,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 핵시설 해체, 역내 대리세력 전략 포기,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행 보장, 미사일 사거리와 규모 제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이들 쟁점 가운데 상당 부분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이란은 5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적에 의한 침략과 암살의 완전 중단, 이란에 대한 전쟁 재발을 막는 견고한 장치 마련, 전쟁 피해에 대한 명확한 배상, 중동 전역의 모든 전선과 저항 조직에 대한 전쟁의 완전한 종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 주권 행사 보장 등이다. 이란은 중재국들에도 이 조건이 모두 받아들여져야만 휴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겉으로는 강경한 거부 입장을 내놨지만 협상 여지를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란 고위 인사는 미국의 제안에 대한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지만 아직 검토는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로선 미국이 먼저 내민 종전안을 이란이 거부하고 자국 조건을 전면에 내세우며 협상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흐름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