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천문화마을 아니다... 깎아지른 절벽 위 '분홍빛 팝콘' 터졌다는 부산의 이곳

2026-03-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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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근현대사를 품고 있는 벚꽃 명소

단순한 도로를 넘어 부산의 근현대사를 품고 있는 '지붕없는 박물관' 같은 숨은 명소가 눈길을 끌고 있다.

망양로. / 부산시 공식 블로그, AI
망양로. / 부산시 공식 블로그, AI

'바다(洋)를 바라보는(望) 길'이라는 의미를 가진 망양로다. 부산 동구에 자리한 망양로는 지역 최초의 산복도로다. 1964년 10월 중구 대청동에서 동구 초량동을 잇는 구간이 개통됐고, 현재는 서구 서대신동에서 시작해 중구, 동구를 거쳐 부산진구 범천동까지 이어지는 약 10km의 도로를 가리킨다.

망양로는 과거 일제강점기 노동자들과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산비탈에 판자집을 짓고 살면서 형성된 마을들을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산허리를 감싸듯 구불구불 이어지며, 도로 아래로는 빽곡한 집들이, 위로는 부산항과 북항대교가 펼쳐지는 압도적인 뷰를 자랑한다.

망양로. / 부산시 공식 블로그, AI
망양로. / 부산시 공식 블로그, AI

특히 망양로는 부산의 숨은 벚꽃 명소로 유명하다. 망양로는 산복도로 특성상 한쪽은 산벽이고 다른 한쪽은 낭떠러지 같은 절벽 지형을 띤다. 좁은 2차선 도로 양옆으로 오래된 벚나무들이 심겨 있는데, 이 나무들이 도로 위로 가지를 뻗어 서로 맞닿으면서 벚꽃터널을 형성한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 흩날리는 벚꽃잎과 부산항의 푸른 바다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망양로는 고도가 높기 때문에 평지보다 꽃이 약 2~3일 정도 늦게 만개한다. 특히 3월 말에서 4월 초순 망양로 전 구간이 하얀 팝콘 같은 왕벚꽃으로 덮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망양로 소망계단. / 부산시 공식 블로그, AI
망양로 소망계단. / 부산시 공식 블로그, AI

망양로를 찾으면 소망계단(192계단)과 알록달록한 벽화 골목길을 만날 수 있다. 망양로에서 가장 유명한 계단 중 하나인 소망계단은 과거 산복도로 주민들이 물동이를 지고 오르내리던 곳으로, 지금은 소망을 빌며 오르는 계단이라는 테마로 꾸며졌다. 경사가 급한 편이라 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으며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망양로 서쪽 끝에 위치한 닥밭골 벽화 골목길은 부산의 1세대 벽화마을로, 고즈넉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풍긴다. 과거 종이의 원료인 '닥나무'가 많아 닥밭골이라 불렸으며, 2010년 마을 재생 사업을 통해 화사한 벽화마을로 재탄생했다.

망양로. / 부산시 공식 블로그, AI
망양로. / 부산시 공식 블로그, AI

자차로 망양로를 방문할 경우, 대청 공영주차장 또는 망양로 산복도로 전시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망양로 벚꽃길과 연결된 대청 공영주차장을 가장 추천한다. 요금은 30분 300원, 1시간 600원, 2시간 1200원이다. 다만 망양로는 버스 통행량이 많고 좁은 도로가 주를 이뤄 운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망양로의 전 구간을 관통하는 버스 노선을 확인하면 된다. 190번, 508번 버스는 최고의 벚꽃 명당 버스로 불린다. 190번 버스는 부산역 정류장에서 승차하며 버스 좌석이 높아서 승용차보다 훨씬 시원하게 벚꽃 터널과 부산항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초량6거리'부터 '디지털고등학교' 정류장 사이에서 내리면 어디서든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구글지도, 소망계단

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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