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행정 벽 허물고 ‘그림책’ 채웠다… 충북도청 본관, 문화 거점으로 ‘부활’
2026-03-2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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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건립 국가등록문화재, 31일 복합문화공간 「그림책정원 1937」 개관
붉은 벽돌 원형 살리고 내부엔 AI 스페이스·전시실… ‘권위’ 벗고 ‘휴식’ 입다
김영환 지사 “도민께 돌려드린다는 약속 실현… 충북 문화 정책의 새 이정표”

1937년 건립되어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산업화의 격동기를 묵묵히 지켜온 충북도청 본관이 90년 만에 행정의 외투를 벗고 도민의 문화 놀이터로 다시 태어난다.
충청북도는 지난 2024년 3월부터 추진해 온 도청 본관 문화공간 조성 사업을 마무리하고, 오는 31일 복합문화공간인 「그림책정원 1937」을 공식 개관한다고 26일 밝혔다. 근대 관청 건축의 상징이자 권위의 공간이었던 이곳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일상 속 문화 거점으로 확장되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한 셈이다.
국가등록문화재 제55호인 충북도청 본관은 특유의 붉은 벽돌 외관과 좌우 대칭 구조가 자아내는 조형미로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건물을 철거하거나 외형을 크게 바꾸는 대신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그 가치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추진됐으며, 시간 속에 가려졌던 붉은 벽돌의 질감과 공간 구조를 되살리는 데 주력했다. 90년 전 건축적 정체성을 지키면서 내부의 쓰임새만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온고지신의 철학을 담아낸 것이다.
새롭게 문을 여는 「그림책정원 1937」은 그림책을 매개로 전시와 체험, 교육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1층은 어린이와 영유아를 위한 개방형 열람 공간과 국내외 희귀 그림책 서가로 조성됐으며, 2층에서는 정승각 작가와 엘레나 셀레나 작가 등 수준 높은 기획 전시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3층에는 팝업북 전시실과 메이커스페이스, AI 스페이스를 비롯해 도청의 역사를 기록한 아카이브실과 교육실이 마련되어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사실 이번 개관은 도청 일대를 다시 도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김영환 지사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본래 이 자리는 과거 도민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운동을 즐기던 휴식 공간이었으나, 1937년 본관 건립 이후 줄곧 행정의 중심지로만 활용되어 왔다. 이번 변화를 통해 과거 도민의 공간이 행정을 거쳐 다시 문화와 일상의 공간으로 이어지면서 충북 공간사의 흐름이 새로운 단계로 확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영환 지사는 "2년 전 도청 본관을 다시 도민의 공간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린 약속을 실현하게 되어 뜻깊다"며 "이번 개관은 충북 문화 정책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이곳이 전 세대가 함께 머무는 충북 문화의 심장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향후 도청 인근의 다양한 문화 시설과 연계를 강화하고 정기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그림책정원 1937」을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