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이어 또 '엄청난 소식' 전해졌다…'한국어 소설 최초'

2026-03-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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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의 아픔을 세 여자의 목소리로 담아내다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미국 문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 소설 부문을 거머쥐었다. 한국어로 쓰인 소설이 이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한국 문학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한강 작가. / 뉴스1
한강 작가. / 뉴스1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년 NBCC 시상식’에서 한강의 영어판 소설 ‘We Do Not Part’를 소설 부문 최종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김혜순 시인이 시 부문에서 수상한 데 이어 한국 작가로서는 2년 연속이자 통산 두 번째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제주 4·3의 심연에서 길어 올린 ‘기억의 연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책 표지. / 문학동네 제공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책 표지. / 문학동네 제공

이번 수상작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1년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으로, 이예원과 페이지 아니야 모리스의 공동 번역을 거쳐 지난 1월 영어권 독자들에게 소개됐다. 협회 측은 이 소설이 현대사의 거대한 비극인 제주 4·3 사건을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이를 개인의 고통과 기억의 문제로 섬세하게 치환해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비평가들은 특히 “역사적 트라우마가 남긴 깊은 흉터를 응시하며 상실과 진실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는 작품”이라며, 한강 특유의 독창적인 분위기와 긴 여운을 남기는 문장에 찬사를 보냈다.

세 여자의 시선으로 엮어낸 ‘작별할 수 없는 사랑’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직접 낭독하는 한강 작가. / 유튜브 '문학동네'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직접 낭독하는 한강 작가. / 유튜브 '문학동네'

유튜브, 문학동네

소설은 주인공 경하가 손가락 사고를 당한 친구 인선의 부탁으로 제주를 찾으며 시작된다. 인선의 어머니가 수십 년간 가슴에 묻어두었던 기억의 조각들을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4·3 사건이라는 거대한 폭력의 소용돌이 속에 스러져간 생명들과 그들을 끝내 놓지 못하는 남겨진 이들의 지극한 사랑을 목격하게 된다.

역사적 사건을 단순한 기록이 아닌, 세밀한 감각과 환상적인 묘사로 풀어낸 이 작품은 출간 직후부터 국내외 평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남아 있는 빛을 믿으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K-문학의 힘

시상식에 대리 참석한 출판사 호가스 측을 통해 전달된 소감에서 한강 작가는 “우리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빛을 믿고, 그 빛을 붙잡은 채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1974년 설립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은 퓰리처상, 전미도서상과 더불어 미국의 3대 주요 문학상으로 꼽히는 권위 있는 상이다. 이번 수상은 한국 문학이 더 이상 변방이 아닌, 세계 문학의 중심부에서 그 보편성과 예술성을 완벽히 인정받았음을 시사한다.

더불어 ‘작별하지 않는다’는 이번 NBCC 수상 이전에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일본 요미우리문학상 등을 휩쓸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유튜브, KBC 뉴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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