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균형발전 수단 되려면 모금 확대 필수…“전액 세액공제 상향 공감대”
2026-03-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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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토론회서 제도 시행 3년 평가…10만 원 기부 편중 구조 한계 지적
절차 간소화·지역 격차 완화·법인 기부 검토까지…제도 전반 손질 요구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고향사랑기부제가 지방소멸과 지역 재정난을 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지금 수준의 모금 규모로는 균형발전 정책으로 기능하기에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쏟아졌다. 특히 기부자의 대부분이 전액 세액공제가 적용되는 10만 원 이하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세액공제 한도 상향과 절차 간소화 등 구조적 손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특별위원회는 지난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균형발전 수단으로써 고향사랑기부제 평가와 발전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박정현 의원을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비롯한 국회의원들과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 한국지방자치학회가 공동주최했다. 토론회에서는 제도 시행 3년 차를 맞은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 재정과 주민 참여 측면에서 일정 성과를 냈지만, 실질적인 균형발전 수단이 되려면 모금 규모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는 진단이 잇따랐다.
발제와 토론에선 공통적으로 ‘10만 원 편중 구조’가 한계로 지목됐다. 현행 제도는 전액 세액공제가 적용되는 10만 원 이하 구간에 기부가 집중돼 있어 중·고액 기부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보영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 구조가 실질적인 지방재정 확충 효과를 제한하고 있다고 진단했고, 이상범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실장도 기부자의 98%가 10만 원에 몰려 있다고 짚었다. 조재구 협의회 대표회장은 세액공제 한도를 현행 10만 원에서 50만 원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사례를 소개한 이찬우 일본경제연구센터 특임연구원 역시 활성화를 위해 전액 세액공제를 20만~30만 원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행정안전부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서면 축사에서 주소지 기부 제한 완화, 법인 기부 허용, 지역별 세액공제 차등, 민간 플랫폼 참여 확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춘기 행안부 균형발전진흥과 팀장도 2025년 전체 모금액 1515억 원은 243개 지자체로 나누면 한 곳당 평균 6억 원 수준에 그쳐 의미 있는 재정으로 보기 어렵다며, 제도 활성화를 위해 주소지 기부 제한과 기부금 상한, 법인 기부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액 세액공제 확대 문제에 대해서도 행안부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선 단순한 모금 증가를 넘어 기부금이 지역에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도 함께 짚었다. 광주 동구 사례를 발표한 김희선 팀장은 기부금이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과 유기견 입양센터 운영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보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단장은 고향사랑기부제가 산불 피해지역 지원처럼 지역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국민 참여를 결합하는 연대 플랫폼으로 기능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역 간 모금 격차 완화, 성과 공개 확대, 주민 참여형 기금사업 발굴 같은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현 의원은 기부금 전액 세액공제 확대와 지역 간 모금 편차, 기부 절차 간소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부자 주소지와 기부 한도 사전 확인 같은 번거로운 절차를 줄이기 위한 법 개정안을 이미 발의했다고 설명하며, 고향사랑기부제가 실효성 있는 균형발전정책이 되려면 제도 개선이 필수라고 밝혔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한 기부 제도를 넘어 지방재정과 지역경제, 공동체 회복을 함께 겨냥한 정책이다. 하지만 제도가 진짜 균형발전 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지금의 ‘소액 기부 중심 구조’에 머물러선 어렵다는 점이 이번 토론회에서 다시 확인됐다. 전액 세액공제 상향과 절차 간소화, 지역 격차 완화가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따라 고향사랑기부제의 다음 단계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