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 역사 간직한 '템플스테이 명소'…황악산 자락, 신라 천년고찰
2026-03-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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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년 세월을 지켜온 신라의 고찰, 김천 직지사
황악산의 깊은 품에 안긴 직지사는 일상의 소란을 잠재우고 고요를 마주하려는 이들에게 변함없는 안식처가 되어왔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산세와 어우러진 사찰의 풍경은 방문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정신적인 평온을 선사한다. 신라 눌지왕 때 창건되어 선덕여왕 시기에 중창된 이곳은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채 오늘날 경북 김천을 대표하는 사찰이 됐다.

사찰의 명칭인 직지(直指)에는 두 가지 흥미로운 설화가 있다. 하나는 창건주가 황악산을 가리키며 저곳에도 좋은 절터가 있다고 직접 가리켰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고려 시대에 절을 재건할 때 자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손으로 지형을 측량했다는 이야기다. 어느 설을 따르든 사람의 손과 마음이 직접 닿아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조선 시대 호국불교의 상징인 사명대사가 승려 생활을 시작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역사적 가치 또한 높다.

경내로 들어서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건축물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해 극락전, 응진전 등 전각들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특히 비로전은 1000구의 아기 부처가 나란히 안치된 곳으로 유명하다. 제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불상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경건해진다. 일주문과 금강문에는 1000년 묵은 칡뿌리와 싸리나무로 만들었다는 기둥이 우뚝 서 있어 자연과 세월이 빚어낸 독특한 미감을 더한다.

사찰의 일상을 깊이 있게 체험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템플스테이가 좋은 선택지가 된다. 직지사는 2002년 주한 외국인 대사들을 초청해 전국 최초로 템플스테이를 개최한 유서 깊은 곳이다. 현재는 명상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는 체험형 프로그램과 일상의 피로를 풀며 자유롭게 머무는 휴식형 프로그램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정갈한 사찰 음식을 맛보고 이른 새벽의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는 시간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쉼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직지사는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며, 입장료가 없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다만 템플스테이 이용 시에는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며, 자세한 사항은 템플스테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악산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천년의 역사가 어우러진 직지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춤이 필요한 이들에게 고요한 위로의 공간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