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도 감탄한 70m 거대 절경…청령포 방문 전 꼭 들러야 할 '무료 명소'

2026-03-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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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치는 강줄기 위로 솟은 신비로운 석검의 자태
단종이 발길을 멈췄던 곳, 영월 선돌

서강의 푸른 물줄기가 산자락을 휘감아 도는 강원특별자치도 영월에는 자연과 시간이 빚어낸 기록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고요하게 흐르는 강물 소리를 따라 걷다 보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가 예고 없이 나타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치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 듯한 이 기암괴석은 영월을 대표하는 명소인 선돌이다. 국가 명승인 이곳은 인위적인 손길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대자연의 조형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영월 선돌 / 한국관광공사(촬영 : 홍정표)
영월 선돌 / 한국관광공사(촬영 : 홍정표)

선돌은 이름 그대로 ‘서 있는 바위’라는 뜻이다. 서강 절벽 끝에 자리한 이 바위는 높이가 약 70m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거대한 칼로 절벽을 수직으로 내리치다 중간에 멈춘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위용이 두드러진다. 바위틈 사이로 흐르는 서강의 굽이진 물길과 층암절벽이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수묵화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경관 덕분에 예부터 신선이 노닐던 바위라는 의미의 ‘신선암’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

선돌 전경 / ⓒ한국관광 콘텐츠랩
선돌 전경 / ⓒ한국관광 콘텐츠랩

지질학적으로 선돌은 석회암 지대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이다. 기반암인 석회암이 오랜 시간 물에 의한 용식 작용을 거치면서 절리 틈이 녹아내렸고, 그 과정에서 주변 바위는 깎여 나가고 단단한 부분만 남아 현재의 입석 형태를 이루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만 년 세월이 빚어낸 자연의 흔적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거대한 석검의 형태로 남은 셈이다. 바위 주변으로 자라난 울창한 소나무와 기암괴석이 만드는 대조는 계절마다 다른 빛깔을 띠며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곳에는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조선 6대 왕 단종과 관련한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단종이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 청령포로 유배를 가던 길에 선돌이 보이는 곳에서 잠시 쉬어 갔다는 설화가 있다. 당시 단종은 서강 절벽 위에 우뚝 솟은 바위를 바라보며 그 모습이 마치 신선처럼 고고하다고 말했다고 하며, 이후 '신선암' 혹은 '선돌'이라는 이름이 더욱 널리 알려졌다고 전해진다. 어린 왕의 서글픈 유배길을 묵묵히 지켜보았을 바위는 오늘날에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강물을 굽어보고 있다.

선돌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선돌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영월군 영월읍 방절리에 위치한 선돌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도 상시 개방돼 있어 이른 아침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서강의 풍경이나 해 질 녘 붉은 노을이 바위를 감싸는 모습도 언제든 만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선돌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길은 완만하게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 서면 굽이치는 강줄기와 거대한 입석이 만드는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자연이 주는 고요한 위로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영월 선돌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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