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육개장에 필수인데…외국에선 '독초'라며 기겁한다는 '한국 나물'
2026-03-3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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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초를 보약으로 바꾼 한국인의 식습관 비결
최근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인의 식습관을 보고 깜짝 놀란 외국인의 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영상은 조회수 450만 회를 넘기며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영상 속 외국인은 한국을 여행하며 본 식탁 풍경을 소개하며 "한국인들은 독초를 매일 먹는다"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가 지목한 음식은 고사리나물과 두룹, 그리고 고깃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명이나물이다. 외국인의 눈에는 치명적인 독이 든 식물을 아무렇지 않게 먹는 한국인들이 마치 '강철 위장'을 가진 것처럼 보인 모양이다. 이 영상을 본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저건 먹으면 안 되는 위험한 풀이다"라는 주장과 "삶아 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엇갈리며 뜨거운 토론이 벌어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국인의 걱정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그가 말한 식물들에 실제로 독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 독을 완벽하게 없애고 안전하게 먹는 지혜를 이어왔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고사리와 두릅이 어떻게 안전한 음식이 되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자.
◇ '산에서 나는 소고기' 고사리, 알고 보면 진짜 독초다
영상 속 외국인이 가장 먼저 경악한 고사리는 실제로 강한 독을 품고 있는 식물이다. 고사리에는 '프타퀼로사이드'라는 이름의 독성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동물이 많이 먹었을 때 방광에 병을 일으키거나 시력을 잃게 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서양에서는 고사리를 먹지 못하는 독초로 분류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인은 고사리를 절대 생으로 먹지 않는다. 고사리의 독은 열에 약하고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다. 우리 조상들은 고사리를 뜯어 오면 가장 먼저 펄펄 끓는 물에 푹 삶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삶은 고사리를 다시 찬물에 담가 반나절 이상 물을 갈아주며 독기를 빼낸다. 이 과정을 거치면 고사리 속의 독성 성분은 거의 대부분 사라진다.
여기에 하나 더, 고사리를 말리는 과정에서 독성은 더욱 줄어든다. 우리가 시장에서 흔히 보는 마른 고사리는 이미 한 번 삶아서 독을 뺀 뒤 말린 것이다. 먹기 전에 다시 물에 불려 요리하기 때문에 몸에 해로운 성분은 남아있지 않게 된다. 오히려 고사리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에 큰 도움을 주는 식재료로 바뀐다.
◇ 봄의 전령사 '두릅'과 '명이나물'
봄철 별미인 두릅 역시 외국인의 눈에는 위험해 보일 수 있다. 나무에서 따온 두릅의 껍질이나 가시 부분에는 소량의 독성이 들어 있다. 만약 이를 생으로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거나 배가 아플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두릅을 먹을 때 반드시 끓는 물에 살짝 데치는 과정을 거친다. 뜨거운 물이 닿는 순간 두릅의 독성은 힘을 잃고 사라진다.

명이나물로 불리는 산마늘도 마찬가지다. 서양에서는 명이나물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은방울꽃'이라는 식물이 있는데, 이는 아주 강한 독을 가진 식물이다. 외국인들이 명이나물을 보고 놀라는 이유는 이 독초와 헷갈렸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한국의 산마늘은 알싸한 마늘 향이 나는 안전한 식물이다. 물론 산마늘에도 약한 독성이 있을 수 있지만, 대개 소금물에 절여 장아찌를 만들거나 데쳐 먹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국 요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데치기'는 단순히 채소의 숨을 죽이는 과정이 아니다. 이는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방어 물질, 즉 독을 제거하는 과학적인 방법이다. 산에서 나는 대부분의 나물은 쓴맛이나 떫은맛을 내는데, 이 맛이 바로 약한 독성에서 나온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나물을 데치면 독 성분이 물로 빠져나오고 식물의 세포벽이 부드러워진다. 이렇게 하면 우리 몸이 나물 속의 좋은 영양소를 흡수하기가 더 쉬워진다. 서양에서는 채소를 주로 생으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거나 기름에 볶아 먹는데, 한국은 물에 삶고 데쳐서 독을 빼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것이 한국인이 수많은 종류의 풀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비결이다.
◇ 모르면 위험하지만 알면 약이 되는 나물들

외국인들이 영상 아래에 남긴 댓글 중 "저건 독이 있어서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은 생으로 먹었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맞는 말이다. 실제로 산나물을 잘 모르는 사람이 산에 가서 아무 풀이나 뜯어 생으로 먹었다가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독초와 나물은 생김새가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수천 년 동안 어떤 풀을 먹어도 되는지, 독이 있다면 어떻게 빼내야 하는지 경험을 통해 익혀왔다. 고사리를 삶고, 물에 담그고, 햇볕에 말리는 번거로운 과정을 마다하지 않은 덕분에 우리는 '독초'를 '보약'으로 바꿔 먹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