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굳게 닫혔던 벙커 뒷길… 사색의 산책로 ‘당산생각길’로 열렸다
2026-03-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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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30일 당산공원 북측~정상 잇는 90.8m 구간 산책로 공식 개통
계단 133개·전망 쉼터 4곳 조성… “걷고 머물며 생각 깊어지는 일상 속 공간”
도청 일대 아우르는 ‘문화의 바다 그랜드 프로젝트’ 핵심 보행축으로 우뚝

반세기 동안 굳게 닫혀 있던 비밀스러운 지하 충무시설의 뒷길이 도민들의 일상 속 사색과 휴식의 공간으로 온전히 돌아왔다.
충청북도는 30일 옛 충무시설인 ‘당산 생각의 벙커’ 후문에서 당산공원 북측과 정상을 잇는 새로운 산책로인 ‘당산생각길’ 열림식 및 걷기 행사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시민 개방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비롯해 김경식 충북문화재단 대표, 김순구 충북개발공사 사장 등 각계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해, 새롭게 열린 숲길을 직접 걸으며 도심 속 휴식처의 탄생을 축하했다.
당산생각길의 개통은 지난 50년 동안 안보를 이유로 민간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됐던 권위주의적 공간이 완전한 도민의 품으로 탈바꿈했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역사적·공간적 의미를 지닌다. 새롭게 조성된 산책로는 총길이 90.8m에 133개의 계단으로 아담하지만 알차게 구성됐다. 가파른 도심의 언덕을 오르는 중간중간 청주 시내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전망 쉼터 4개소를 신규로 조성해, 방문객들이 숨을 고르며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길의 이름 역시 ‘걷는 동안 생각이 생기고 머무는 순간 생각이 깊어지는 길’이라는 철학적 의미를 담아, 바쁜 현대인들에게 도심 속 고요한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냈다.
무엇보다 이 길은 충북도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문화의 바다 그랜드 프로젝트’의 핵심 보행축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남다르다. 당산생각길은 청주향교를 시작으로 놀꽃마루, 당산 생각의 벙커, 최근 도민에게 개방된 복합문화공간 ‘그림책정원 1937’, 신관 문화홀, 윤슬관, 문화광장 815, 산업장려관 갤러리, 그리고 원도심인 성안길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문화 벨트의 핏줄 역할을 하게 된다. 그동안 단절됐던 도청 일원의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들이 이 90미터 남짓한 산책로를 통해 하나의 유기적인 동선으로 연결되면서, 도심 활성화와 시민 문화 향유권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이날 걷기 행사에서 “당산생각길은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공간을 시민들의 따뜻한 일상으로 이어주는 매우 상징적인 통로”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김 지사는 “앞으로도 충북도민들이 생활 아주 가까운 곳에서 수준 높은 문화와 여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쾌적한 보행 환경과 다채로운 문화 공간 확충에 도정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