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말의 여물이던 꽃, 추사는 詩로 달랬다"… 예산 추사고택 수선화 활짝

2026-03-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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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의 각별한 애정 깃든 수선화 개화 시작… 홍매화·목련과 어우러진 고택의 봄 정취

추사고택 전경 / 예산군
추사고택 전경 / 예산군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천재 서예가이자 실학자인 추사 김정희의 묵향이 서린 충남 예산군 추사고택에 봄을 알리는 수선화가 청초한 망울을 터뜨리며 상춘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예산군은 고택 뜨락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한 수선화가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들었으며, 조만간 개화가 절정에 이르면 붉은 홍매화와 탐스러운 자목련, 그리고 하얀 껍질이 신비로운 백송(白松)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수묵담채화 같은 진풍경을 빚어낼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고택을 수놓은 수선화는 추사 김정희의 파란만장한 삶과 깊고 웅숭깊은 예술 세계를 투영하는 매우 상징적인 꽃이다. 젊은 시절 청나라 연경(베이징)에 사신으로 갔을 때 수선화를 처음 마주하고 단숨에 매료된 추사는, 훗날 척박한 제주도로 유배를 떠난 시절 그곳에 지천으로 피어난 수선화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며 수많은 시와 글을 남겼다. 특히 당시 제주 백성들이 수선화의 귀함을 알지 못하고 소나 말의 여물로 먹이거나 보리밭의 잡초쯤으로 여겨 파내어 버리는 모습을 보며, 추사가 평생의 벗이었던 권돈인에게 편지를 보내 안타까운 심정을 절절히 토로했다는 일화는 오늘날까지 유명하게 전해진다.

이처럼 추사의 고독한 유배 생활을 위로하고 그의 예술적 영감이 되어준 수선화가 고택의 고즈넉한 한옥과 어우러진 풍경은 단순한 봄꽃 구경을 넘어, 방문객들에게 묵직한 역사적 감동과 색다른 즐길 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예산군 관계자는 "봄을 맞은 추사고택은 추사의 숨결이 깃든 수선화를 비롯해 홍매화, 자목련 등 다채로운 봄꽃의 향연 속에서 자연과 역사,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각별한 공간"이라며 "앞으로 하루가 다르게 더욱 아름다워질 고택의 봄 풍경 속에서 일상의 시름을 덜고 깊은 정취를 만끽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home 양민규 기자 extremo@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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